伊, '유령의 섬' 포베글리아섬 경매 놓고 '시끌'

중앙정부-지역주민 갈등…막대한 공공부채가 원인

이탈리아 중앙 정부가 베네치아 석호군에 있는 작은 섬 포베글리아를 경매에 부치면서 이탈리아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사업가 루이지 브루냐로는 최근 정부가 시행한 온라인 경매에서 포베글리아섬을 51만3천 유로(한화 7억2천만원)에 낙찰받아 99년간 임차하기로 했다.

브루냐로는 7.5ha 크기의 포베글리아섬을 어떤 용도로 활용할지 결정하지 못했지만, 2천만 유로(281억원)를 투입해 버려진 섬을 재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아랍인이나 중국인 등이 섬을 사들이는 것을 막기 위해 입찰했으며, 섬의 활용 방안은 베네치아 시장과 지역주민들의 자문을 구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베네치아 시민단체 '포베글리아연합'은 섬에 대한 경매 낙찰을 아예 취소해야 한다며 '섬 경매' 반대 운동에 나섰다.

앞서 이 단체는 섬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이번 경매에 참가했지만, 압도적인 액수 차로 졌다.

그러자 이들은 '유령이 떠도는 섬'이라는 전설을 퍼뜨리는 여론전과 함께 지역 언론의 관심을 얻기 위한 모금 운동에도 돌입했다.

포베글리아섬은 18∼19세기에 검역소인 동시에 8각 요새를 가진 베네치아 방어진이기도 했으나, 20세기에는 정신병원이 들어서면서 일반인이 갈 수 없는 미스터리한 섬이 됐다.

중세시대 흑사병을 비롯해 전염병으로 숨진 사람들의 시신을 모아서 묻어놓았다는 전설이 있으며, 1960년대 이후로는 아예 방치돼 '유령의 섬'으로 불린다.

이처럼 포베글리아섬을 둘러싸고 이탈리아 내에서 논란이 빚어지는 것은 막대한 공공부채가 주요 원인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부채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포베글리아섬을 비롯해 국가 소유 부동산을 경매대에 올려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온라인 경매를 통해 베네치아 석호군에 있는 섬을 임대한 돈으로 부채를 메워 나가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여기에는 버려진 섬에 대한 개발 이익에 대한 기대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베네치아 지역 주민들은 포베글리아섬이 돈많은 '귀족 여행자'들을 위한 고급 휴양지로 변모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주민들은 그저 이 섬이 주민들의 휴식처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베네치아는 여전히 관광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산업화가 환경과 도시의 안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1971년 10만8천여 명이던 도심 인구는 5년 전 6만여 명으로 떨어졌다.

포베글리아연합 리더이자 건축가인 로렌초 페솔라 씨는 '모두를 위한 포베글리아'란 모토를 내세우며 "그 섬을 처음 보기를 원하는 사람과 마지막으로 보지 않기를 원하는 사람 간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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