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선정성 논란에 선거홍보 영상 배포 중단

덴마크 의회가 젊은 층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제작한 홍보 동영상이 선정성 논란에 휘말리자 하루 만에 배포를 중단했다.

덴마크 의회는 오는 25일 시행되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자체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공개한 홍보 영상이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을 담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함에 따라 이같이 조치했다고 코펜하겐 포스트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분 35초 분량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영상은 주인공 '투표맨'(voteman)이 5명의 여성과 집단성행위를 하다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고 출동, 거침없이 폭력을 행사하며 투표를 독려하는 장면을 담았다.

투표에 무관심한 유권자들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거나 이들을 투표소로 던져버리는 장면, 애정행각 중인 남녀를 침대 째 창문 밖으로 던져버리는 장면도 등장한다.

이 영상이 12일 공개되자 마자 소셜미디어에서는 찬반이 극명히 엇갈리며 파장을 일으켰다.

안데쉬 사무엘손 자유연합당 의원은 "내가 본 것 중 가장 혐오스럽다. 어떻게 여성에 대한 폭력, 포르노, 잘려진 머리 등을 투표 독려의 소재로 이용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라면서 "의장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영상을 승인한 것에 심한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 제작을 승인한 모엔스 리케토프트 덴마크 의회 의장은 "젊은층의 시선을 끌기 위한 의도"라며 "의회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나는 영상이 괜찮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는 해당 영상보다) 더 심한 것도 많다"라고 해명했다.

리케토프트 의장은 이어 "젊은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의도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자극적이라는 다수의 지적을 깊이 존중한다"며 20만 크로네(약 7천700만원)을 들여 제작한 영상을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내렸다.

한편 5년마다 시행되는 유럽의회 선거의 2009년 투표율은 43%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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