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영국업체가 어부지리 차지

언딘은 위험부담, 국내업체는 잡음소지…예산 더 들더라도 외국업체가 안전

정부가 세월호 인양 주관사로 영국의 해양구난 컨설팅업체 ‘TMC해양’을 선정했다.

이 회사는 우리정부의 요청에 따라 현재 세월호 인양 작업에 참여할 구난업체(살베지업체) 4~5곳을 대상으로 선정 절차를 진행중이다.

여기에는 한국 업체는 빠져있다. 우리정부가 정한 한국업체 배제원칙 때문이다.

당초 세월호 인양작업에 언딘을 독점적으로 참여하게 했던 정부가 이제 와서 한국업체를 뺀 이유는 뭘까?

우선 언딘 참여 문제는 국내 여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언딘은 지난 7일 세월호 인양작업에서 자발적으로 빠지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은 해경이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겉으로는 언딘이 빠지겠다고 한 뒤 외국업체를 선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외국업체 선정 절차는 언딘의 인양포기를 발표하기 일주일 전부터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경이 포기를 부탁하자 언딘도 순순히 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딘이 계속 참여하게 될 경우 언딘과 해경간 유착 문제가 계속 제기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양쪽 모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위험부담이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다른 국내 업체를 선정하는 것도 해경과 언딘 모두 원하는 바가 아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구난업체 관계자는 “언딘이 포기한 현장을 제3의 업체가 참여하는 것을 언딘이 용납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과 관련성이 없는 다른 업체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실질적인 문제도 고려됐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이처럼 세월호 인양건이 잡음소지가 없는 외국업체로 어부지리격으로 넘어가면서 인양비용도 천정부지로 치솟을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4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치도 제시되고 있다.

구난업계 관계자는 “천안함 인양 경험으로 볼 때 제 아무리 많아야 2~3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봤는데 4천억원 이야기를 듣고 귀를 의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인양업체 대표는 “해양구난은 레이트(정가)가 없다”며 “부르는 게 값”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형식적으로는 발주하는 우리 정부가 갑(甲)의 지위지만 외국 업체와 경쟁할 만한 국내업체를 배제한데다 반드시 인양해야하는 부담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을(乙)의 처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경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금액이 거론되는 것은 국가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수의 외국 업체가 가격을 제시하는 경쟁구도이니 만큼 터무니없이 가격이 형성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특히 “정부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정부가 그렇게 허술하게 일처리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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