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 지난달 화학무기 사용"< HRW>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달 반군이 장악한 북부 지역 3곳을 염소가스로 공격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속속 나왔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13일(현지시간) 정부군이 지난달에 염소가스 실린더를 장착한 이른바 '통폭탄'으로 공격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HRW는 현지 의료진 5명 등 목격자 10명의 인터뷰와 공격 당시를 촬영한 영상, 폭발물 잔해 사진 등의 증거들은 정부군이 염소가스를 무기로 사용했음을 확실히 입증한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헬기가 통폭탄을 투하하는 것을 봤거나 폭발 직전에 헬기 소리를 들었으며 폭발 이후 가정용 세제와 비슷한 냄새가 났다고 증언했다.

헬기와 전투기는 정부군만 보유하고 있으며 원기둥 모양의 통에 폭발물과 금속조각 등을 채운 통폭탄을 헬기에서 투하하는 것은 정부군의 대표적 공격 방식이다.

현지 의료진들은 3곳에 대한 공격으로 11명이 숨졌으며 500여명이 염소에 중독된 증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폭탄의 잔해 중 염소의 화학기호인 'CL₂'와 중국의 군수기업 명칭인 'NORINCO'가 새겨진 노란색 실린더들이 폭격 현장을 촬영한 영상물에 담겼다고 HRW는 설명했다.

HRW는 정부군의 염소가스 공격은 북부 도시 하마의 카프르지타, 이들리브주(州) 알테마나, 이들리브주 텔만 등 3곳에서 지난달 11~23일 사이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HRW 중동 담당인 나딤 후리 부국장은 "시리아의 민간인을 겨냥한 염소가스 공격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시리아를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해야 할 이유가 추가됐다"고 말했다.

시리아에서는 지난해 8월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구타 지역에서 정부군의 공습 이후 사린가스 중독으로 최대 1천40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등 내전 중 여러 차례 화학무기가 사용됐다.

시리아 정부는 지난해 10월 화학무기금지조약에 서명했으며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와 화학무기 해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시리아 정부군이 공격한 북부 지역에서 수거한 토양 표본 등을 전문가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염소와 암모니아 등 다량의 화학무기 사용 흔적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도 지난달 21일 유엔, OPCW와 함께 카프르지타 등에서 염소가스로 추정되는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징후가 있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1일 카프르지타에서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하자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통폭탄 공격 이후 독가스에 중독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으나 국영 시리아TV는 반군인 알누스라전선이 염소가스로 공격해 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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