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vs 라인’ 이번엔 오프라인 대결

카카오(왼쪽)와 라인 프렌즈 스토어를 찾은 고객들이 관련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카카오·네이버

“모바일 메신저에서 봤던 그 친구들이네.”

지난 11일 오후 서울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 2층. 수많은 사람들이 ‘카카오 프렌즈’ 팝업 스토어(임시매장)에 몰려 전시 상품들을 둘러보는데 여념이 없었다. 며칠 전인 8일 오후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1층에 위치한 ‘라인 프렌즈’ 스토어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차이점이라면 내국인 고객 위주였던 카카오 프렌즈 매장과 달리 이곳에선 외국인 고객들의 모습이 곧잘 눈에 띄었다는 것이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양대 산맥인 ‘카카오톡’과 ‘라인’이 가상공간이 아닌 실제 매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내세운 핵심가치는 프렌즈로 대변되는 관련 캐릭터 상품 판매다. 자신을 대표하는 캐릭터의 상품들을 판매해 팬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일반 사람들의 관심도 함께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경쟁의 포문을 연 곳은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다. 작년 10월 서울 명동에서 세계 최초로 메신저 캐릭터를 활용한 오프라인 브랜드 스토어를 팝업 형태로 선보였다. 이후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지를 거쳐 지난달 22일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1층에 관련 상품을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정규 매장을 처음 오픈했다. 이곳의 매출규모는 이전 입점 브랜드 대비 3배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1층 매장 매출액 1위를 연일 차지하고 있다.

후발주자 카카오의 추격도 매섭다. 지난달 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1차 팝업 스토어를 성공리에 운영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달 25일부터 11일까지 현대백화점 목동, 무역센터점에서 관련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기도 했다. 1차 스토어에서는 오픈 3일 만에 약 2만 개의 상품이 판매됐다. 5일째에는 2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발생시켰다. 카카오 관계자는 “입소문을 타고 모여든 고객들로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북적인다. 1차 스토어 때는 오픈하기 전에 이미 200여 명의 고객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양사 매장은 큰 차이점을 지닌다. 대표적인 것이 고객 구성원 가운데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라인 프렌즈 정규 매장의 경우 전체 고객의 절반 가량이 외국인이다. 8일 이곳을 방문했을 때도 관광버스를 타고 와서 단체로 둘러보고 있는 외국인 고객들의 모습을 쉽게 살펴볼 수 있었다. 매장 곳곳에는 중국어와 일본어를 통역할 수 있는 판매원이 배치돼 이들을 맞았다. 한 판매원은 “전체 고객 중 중국인 관광객이 많다”며 “라인이 간접 광고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찾고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인기상품도 이들 메신저의 주요 활동무대가 어디인지 가늠케 한다. 라인 매장에선 인형류 판매가 가장 활발한 반면 카카오 매장의 경우 머그컵과 연필꽂이 등 팬시류가 가장 잘 팔렸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게 된 이유는 외국인 고객의 비중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라인 매장에선 기념품 목적으로 인형을 많이 구입하고 있는데 반해 카카오 매장에선 내국인 고객들이 실용성 있는 상품을 주로 사가지고 갔다는 의미다.

오프라인에서 펼쳐지고 있는 라인과 카카오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라인의 경우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매장을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정규 매장을 국내외에 추가적으로 오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카카오는 캐릭터 라이선싱과 브랜드 협업 사업을 확대해 상품 구성을 늘리는 한편 지방에 있는 사용자들도 관련 상품을 만나볼 수 있도록 팝업 스토어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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