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발언 등으로 KBS를 향한 국민 반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신료 인상안까지 상정된 것.
특히 해당 인상안은 전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 단독 상정된 것이라 더욱 눈총을 받고 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아예 KBS 수신료를 내지 않는 '수신료 거부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세월호와 대한민국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이하 '세대행동')은 지난 9일 KBS 수신료 거부 운동 포스터를 공개했으며 곧 차량 부착용 스티커도 대량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해당 포스터를 보면 노란 리본을 단 세월호가 침몰해 있고, 노란 바탕에 커다란 KBS 로고와 '수신료 거부'라는 문구가 침몰 방향으로 기울어져 쓰여 있다. '수신료 거부' 문구는 금지를 상징하는 빨간 원 속에 집어넣어 강한 거부 의사를 표현했다.
'세대행동'은 포스터를 통해 KBS를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가린 정권보위방송'이라고 명명하며 "지금도 온 국민 앞에서 감히 거짓말을 해대고 있는 너희들, 그러면서 수신료는 날치기로 올려 받으려고 수작을 부리는구나!"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수신료 납부 거부 방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너희는 선택해야 될 거야. 올바로 보도하든가 아니면 국민의 버림을 받든가"라고 전했다.
총 4종의 도안에는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KBS 수신료 거부가 애국입니다!', '굿바이 KBS! 우리 다시는 보지말자', 'KBS 안보는데 웬 수신료?', 'KBS 수신료는 청와대만 내라'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세대행동'의 한 회원은 'KBS 수신료 납부를 거부합니다'라는 제목의 만화를 직접 그려 재능기부에 동참했다.
만화 속에는 수신료 거부 운동의 이유와 KBS의 보도행태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해당 만화는 '세대행동'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수정을 거쳐 시리즈로 공개된다.
온라인 상의 서명운동도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청원 게시판에는 10일부터 'TV수신료와 전기요금을 분리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청원의 골자는 '전기요금과 TV 수신료가 통합징수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KBS 수신료를 거부하기가 어려우니 두 요금을 분리해 달라'는 것이다.
청원자는 '공익성과 공정성을 높인 양질의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KBS의 주장에 대해 "현실적으로 KBS1 TV가 공익성과 공정성을 제대로 보여줬는지 되묻고 싶다"면서 "KBS의 사주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에게 자금을 받아야지 왜 시청자들에게 수신료를 받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세월호 사고에 관련된 보도를 보면 KBS의 공익성과 공정성은 신뢰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지적하며 "그런데 괘씸하게도 온 나라 사람들이 슬픔에 빠진 틈을 타서 수신료를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리는 안이 상정됐다. 이래서는 안 된다.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청원은 불과 3일 만에 목표 인원인 1만 명의 53%에 달하는 5,300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세대행동' 역시 지난 9일부터 포털사이트 구글에서 KBS의 수신료 인상안과 납부를 거부하고, 김 전 보도국장과 함께 KBS 사장·보도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개시했다.
새누리당이 지난 7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전체회의를 열어 KBS 수신료 인상안을 단독 상정하자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29개 시민사회단체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BS는 수신료를 인상할 게 아니라 국민에게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