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편입 놓고 우크라 동부 분리주의 지도부 분열

지도부 내 "편입 요청" "시기상조"로 이견 노출

주민투표로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독립하기로 한 동부 도네츠크주의 분리주의 세력 지도부가 러시아 편입 문제를 두고 내분을 겪고 있다.


일부 지도자가 주민투표 직후 곧바로 러시아에 병합을 요청했다고 밝혔지만 다른 지도자는 러시아로의 편입은 시기상조라며 반대 견해를 내놓았다.

도네츠크주 분리주의 세력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정부 공동의장 미로슬라프 루덴코는 13일(현지시간) 도네츠크의 러시아 편입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루덴코 의장은 이날 라트비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이 문제(도네츠크주의 러시아 편입)는 주요 현안이 아니다. 지금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 권력의 합법화 과정을 밟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연히 우리는 러시아에 (분리·독립) 주민투표 결과를 인정해달라고 요청하겠지만 '나치 점령'(중앙정부 통치)으로부터 동남부 지역을 해방하는 투쟁이 우선 목표이자 1차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러시아와 가장 우호적 관계를 맺겠지만 편입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본다"고 말했다.

러시아 편입이 아니라 도네츠크를 제대로 된 독립국으로 만드는 일이 급선무라는 뜻이다.

루덴코는 "향후 우크라이나와 문명화한 방식으로 결별하고 싶지만 지금은 쿠데타 세력(중앙정부) 때문에 이 과정이 아주 비문명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현재 도네츠크주에는 민간인을 상대로 테러와 대량학살 행위를 저지르는 점령군이 주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덴코는 또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은 국제사회의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친서방 조지아에서 독립한) 남오세티야나 압하지야는 6개 나라가 승인했고 코소보는 100개 나라가 승인했다"며 "미국이 전 세계에 어떤 나라를 승인하고 어떤 나라를 승인하지 않을지를 지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하루 전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정부의 다른 공동의장 데니스 푸쉴린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주민들의 의사 표시(주민투표 결과)를 고려하고 역사적 정의를 회복하기 위해 러시아 연방에 도네츠크공화국의 편입 문제를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

푸쉴린은 "도네츠크는 원래 러시아 제국의 일부였으며 1917년 유혈 재앙(사회주의 혁명) 이후 편의주의적 행정 경계에 의해 대러시아로부터 분리됐다"며 "도네츠크의 주민들은 러시아·벨라루스와의 통합국가에 재편입되기를 희망해 왔다"고 주장했다.

도네츠크주 분리주의 지도부의 이런 의견 대립은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로부터의 분리·독립에서 한 목소리를 낸 분리주의 세력이 향후 행보와 관련해선 다양한 견해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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