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감독 "멀지만 천천히 가겠습니다"

LG 새 사령탑 양상문 감독이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LG는 지난 11일 양상문 전 롯데 감독을 신임 감독에 선임했으며, 양 감독의 계약기간은 올 시즌을 포함해 2017년까지 3년 6개월, 계약조건은 계약금 포함 총 13억 5000만원이다. 박종민기자
"멀지만 천천히 가겠습니다."

새롭게 LG 지휘봉을 잡은 양상문 감독의 출사표다. 현재 순위는 10승1무23패로 최하위로 선두 넥센과 10.5경기 차로 벌어졌다. 하지만 아직 100경기 가까이 남아있는 만큼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양상문 감독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개인적으로는 더 없이 기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현안이 있다"면서 "또 후배 감독이 물러난 자리이기에 마냥 기쁠 수는 없다. 마음이 무겁다"고 짤막한 취임 소감을 밝혔다.


LG는 지난해 무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예상치 못한 난항을 겪었고, 결국 김기태 감독이 자진 사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일단 전력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양상문 감독의 진단이다.

양상문 감독은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선수들이 주위 환경 때문에 혼돈스러웠다는 점이다. 가진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 심적으로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 할 일"이라면서 "성적이 안 좋은 첫 번째 요소는 연장을 가는 등 경기가 안 풀렸다는 점이다. 마음이 급해서 갈 길을 잃었다. 패가 많지만 실력으로 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추스를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양상문 감독은 "길은 멀고, 수치상으로도 쉽지 않다. 하나 하나 계단을 오르는 기분으로 하겠다. 멀리 보면 어렵고 힘들다. 미리 높은 곳을 보지 않겠다"면서 "하루 하루 올라가다 보면 언젠가는 꼭지점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멀지만 천천히 가겠다. 내가 급해지면 선수단에게도 좋지 않다. 나라도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당분간은 선수들이 득점을 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와도, 홈런을 쳐도 특별한 세리머니를 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 시간에 다음 수를 고민하겠다는 생각이다.

양상문 감독은 "5할 승률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선수들을 맞이하러 가지 않겠다"면서 "다음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나가서 맞이할 여유가 없을 것 같다. 당분간은 그 시간에 코치들과 작전을 짜겠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의논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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