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국민 분노 당연, '정부탓 과도' 발언 안돼"

"노들섬 방치가 박원순 제일 잘한 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인 정몽준 의원은 1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FM 98.1)에 출연해 정부의 세월호 참사 부실대응에 대한 국민적 비판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여권 일각에서 '정부가 대응 잘하고 있는데 과도한 정부 탓이 나온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데 대해 "(그분들이) 그런 말씀 더 안했으면 좋겠다"며 "정부·여당은 한 마디로 무한책임이다. 한 분의 생명도 중요한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희생됐다면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이 정부를 뽑았는데, '정부가 이렇게 무능할지 몰랐다'라고 국민들이 분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질타를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같은 태도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막내아들의 '유가족 미개인' 언급, 부인의 '아들 발언의 시기가 좋지 않았다' 언급 탓에 정 의원에게 실망한 민심을 되돌리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전날 후보수락 연설 도중 아들 관련 언급을 하면서 눈물을 흘린 정 의원은 "우리 아이의 그런 일로 많은 국민에 심려를 끼쳐드려 너무 죄송하다. 앞으로 그런 일 없도록 잘하겠다"고 말했다.

부인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아들이 바른 소리를 했다는 취지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7선의 정몽준 의원이 박원순 현 서울시장의 대항마로 최종 확정됐다. 정몽준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4 전국동시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부인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데 대해서는 "오히려 제가 고발된 게 더 많은데 집사람 고발만 거론되고 있다. 선관위에 물어봤더니 그런 것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며 "하여튼 송구스럽다. (부인은) 경찰 조사를 받을 것이고, 조사받으면 법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선 경쟁자인 박원순 시장에 대해서는 "3년 간 열심히 일했는데, 무슨 일을 열심히 했나 보면 시민이 원하는 일보다는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했다"고 비난했다. "시민단체를 오래한 분이라 남들 하는 일 감시는 잘하는데, 직접 자기가 하는 일은 부족하다"는 말도 했다.

그는 "박 시장은 언론 담당직원이 50~60명인가 그보다 많은 인력을 두고 소통이라고 이름 붙여서 오랫동안 선거준비를 한 분"이라며 "박 시장 들어 우이·신설 경전철, 주요 간선도로 등 서울의 주요공사들이 전부 2년씩 늦어졌다. 수천억원의 예산이 더 들고 주민불편만 가중됐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오세훈 시장 때 2,300억원 정도이던 안전관련 예산을 박 시장이 1,000억원 깎았다"며 지하철 안전 문제 등을 들어 박 시장을 공격했다.

한편 정 의원은 박원순 시장의 최대업적이 '한강 노들섬 방치'라고 비꼬았다.

정 의원은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이 노들섬에 오페라하우스를 지으려 했다. 박 시장이 3년간 부지를 텃밭으로 둔 건 잘못이지만, 오페라하우스를 안한 건 잘한 일"이라며 "오페라하우스를 지었으면 부술 수도 없고 내가 할 게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박 시장이 짓지 않은 것은 제일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노들섬에 대관람차를 설치하는 등 문화예술 시설을 갖추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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