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지, 녹록지 않았던 120부 시트콤 도전기

[노컷인터뷰]"유재석은 신사, 왜 일인자인지 알겠다"

tvN 드라마 ‘감자별 2013QR3’에서 노수영 역으로 열연 중인 탤런트 서예지가 12일 오후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배우 서예지(24)는 데뷔작 tvN ‘감자별 2013QR3’(이하 감자별)에서 신인 답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의 눈도장을 톡톡히 받았다. 9개월간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지내온 서예지는 ‘감자별’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되면서 ‘차세대 20대 여배우’라는 극찬을 들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의문의 행성 '감자별' 때문에 벌어지는 노씨 일가의 좌충우돌 ‘멘붕’ 스토리를 담은 시트콤 ‘감자별’에서 서예지는 자유분방하고 변덕이 심한 노주현의 딸 노수영으로 분했다. 미국에서 만나던 줄리엔 강을 차고, 돈 없고 가난한 뮤지션 장율(장기하 분)과 결혼에 골인했다.

비주얼로 보나 연기력으로 보나 서예지의 연기 준비기간은 꽤 길어 보이지만, 스페인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며 아나운서의 꿈을 키워왔다가 우연히 치과에서 현 소속사 대표의 눈에 띄어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서예지는 오디션에서도 연출자 김병욱 PD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감자별’에 합류하게 됐다.

'감자별' 촬영을 모두 마치고 최근 CBS 목동사옥에서 만난 서예지는 신선한 반전으로 다가왔다. ‘하이톤’ 노수영과 달리 실제 목소리는 심한(?) 저음이었다. “감기 걸렸느냐”는 기자의 말에 서예지는 “원래 목소리가 낮다”며 부끄럽게 웃었다.

tvN 드라마 ‘감자별 2013QR3’에서 노수영 역으로 열연 중인 탤런트 서예지가 12일 오후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그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감자별’ 마지막 촬영에서 모두 웃는데 나만 울었다. 굉장히 슬펐다”며 감격 어린 소감을 밝혔다. “감독님과 다른 배우들과도 헤어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게 가슴이 아팠어요.”

다음은 CBS노컷뉴스와 서예지의 일문일답

첫 작품 연출자가 ‘시트콤의 거장’ 김병욱 감독이다. 어떻게 ‘감자별’에 합류하게 됐나.

-처음에 러브콜을 받고 3차까지 오디션을 봤다. 김병욱 감독님이 내게 “너무 색깔이 많은 친구다.”, “호감이 간다”고 칭찬해 주셨다.(웃음) 2차 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운 좋게도 파트너가 줄리엔 강이었다. 당시 스페인에서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외국인과 소통하는 게 더 자연스러웠다. 3차 오디션에서는 성격과 정반대인 노수영을 연기하느라 어려웠다. 이제 120부를 모두 마치게 되니 노수영이 이입됐다.


본인 성격과 정반대인 노수영 캐릭터를 소화하는 데 무리는 없었나.

-노수영은 도전하는 스타일이다. 도전하다가 실패하면 마는 쿨한 스타일이다. 사실 나는 그러지 못한다. 잔정이 많아서 사람을 저버리지 못한다. 노수영은 (붙는 인물에 따라) 8가지의 캐릭터가 있었다.(웃음) 한 인물로 많은 성격을 보여줄 수 있었다. 수영이를 통해 많이 배웠다.

첫 작품임에도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사실 너무 부끄러웠다.(웃음) 호평 받았을 때는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기자들이 좋은 말로 잘 써줘서 부끄러울 따름이다. 사실 한국에 와서 연기 수업을 얼마 받지 못했다. 고민 끝에 출연하게 됐지만, 아니나 다를까 전쟁터였다. 감독님의 지시대로 연기가 나오지 않을 때는 답답해서 조언도 많이 구하고, 매번 캠코더로 내 연기를 녹화해서 모니터했다. 힘들었지만,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줘서 잘 마칠 수 있었다.

극 중 가족의 반대에도 가난한 뮤지션 장율과 결혼까지 골인했다. 실제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만약 장율이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고, 속내를 보여줬을 때는 가난함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실제라면 고민을 하게 되겠지만, 자신의 모든 걸 보여준다면 바로 결혼할 수 있을 것 같다.

tvN 드라마 ‘감자별 2013QR3’에서 노수영 역으로 열연 중인 탤런트 서예지가 12일 오후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서예지에게 ‘감자별’이란.

-‘눈물의 깊이’라고 표현하겠다. 정말 기쁘거나 슬펐을 때 흘리는 눈물의 감정은 모두 다르다. 마지막 날에 쌓였던 울음을 터뜨린 것 같다. 그때 흘린 눈물은 어느 눈물과도 비교되지 않는 선물이다.

장기하, 줄리엔 강, 고경표, 여진구 중에 이상형을 꼽자면.

-줄리엔 강이다. 수영을 사랑해서 한국까지 쫓아온 열정을 높이 사고 싶다.(웃음) 그런 게 정말로 나를 사랑해주는 표현이다. 여진구도 매력적인 얼굴과 보이스를 가졌다. 어리지만 진지하다.

비율이 좋기로 유명하다. 몸매 유지 비결은.

-이렇게 말하면 안 좋게 볼 수도 있는데.(웃음) 나는 절대 운동을 하지 않고, 밥도 굶지 않는다.)웃음) 살이 찌는 체질이 아니기 때문에 따로 운동을 하지도 않는다. ‘감자별’ 끝나고 운동을 할까 생각하고 있다. 운동을 통해 어느 정도의 볼륨과 건강한 체형을 만들고 싶다.

배우 수애의 외모를 닮았다는 말이 있다.

-너무 부끄럽고 모든 사람에게 죄송하다.(웃음) 김병욱 감독님도 처음에 그 얘기를 했다. 목소리가 저음이다 보니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연기력으로 보면 아직도 멀었다.(웃음)

tvN 드라마 ‘감자별 2013QR3’에서 노수영 역으로 열연 중인 탤런트 서예지가 12일 오후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지난해 유재석과 KBS 연예대상 시상도 함께 했다.

-유재석 선배님과 시상을 하게 됐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떨렸다. 그분과 서서 상을 준다는 것이 감격이다. 유재석 선배님을 처음 봤는데 정말 따뜻하게 대해줬다. 왜 일인자인지 알겠더라.(웃음) 처음에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더니 선배님도 나한테 “잘 부탁한다”고 하더라. 정말 신사다.

연기 롤모델이 있나.

-박원숙, 이순재 선생님이다. 그분들의 생활 연기를 본받고 싶다. 나는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큐사인이 떨어지면 긴장하고 딱딱하다. 그렇지만 박원숙 선생님은 삶 자체인 것처럼 자연스럽고 이질감이 없다. 이순재도 선생님도 시트콤도 하시고, 지상파 미니시리즈도 하시는데 동시에 여러 배역을 소화하면서도 이질감이 전혀 없다.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은.

-나도 남들과 똑같이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다.(웃음) 특히 지금 내 나이에 맞는 어린 역할을 하고 싶다. 그리고 연기 경험을 쌓고 나중에 사극에 도전 하고 싶다. 또 공포, 스릴러, 로맨스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다. 이질감이 없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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