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이면 세월호 참사 발생 만 한 달이 된다. 그러나 아직도 실종자는 29명에 달한다. 해경이 초기 구조에 실패하지 않았다면 귀중한 생명을 대부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사망·실종자가 304명에까지 이르는 대형 참사는 면했을 것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통해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안전불감증과 재난대비태세의 허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민간 해운사, 관련 정부 부처, 심지어 언론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호의 총체적 부실·부패구조의 속살이 노출된 것이다. 국가와 사회 시스템의 근본적인 점검과 혁신이 불가피해졌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희생자 유가족들의 고통과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이다. 일평생 한을 가슴에 안고 살아갈 것이다. 특히 자녀를 잃은 일부 학부모들은 벌써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들 유가족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 지원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가 시스템의 개혁은 인적 청산이 가장 먼저 단행돼야 한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정원장을 비롯, 이른바 권력 실세들에 대한 획기적인 물갈이가 단행돼야 한다. 대한민국을 70년대 유신시절로 회귀시키려는 시대착오적 프레임에 갇혀있는 인사들, 대선에 개입하고 남북문제를 정권안보공작에 활용하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어온 인사들부터 뽑아내야 한다.
핵심 참모들과 권력 실세들이 올바른 국가관과 건전한 공직자관을 갖추게 되면, 공무원 개혁이나 국가안전 마스터플랜은 자연스럽게 마련될 수 있다. 국민들의 공감과 협조도 얻어낼 수 있다. 이것이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담화에 담겨야 할 내용이고 순서라고 생각된다.
개인적 범죄는 법적인 책임을 물으면 되지만, 집단적 범죄는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생각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는 것이 정치적 악을 잉태하는 근원'이라는 지적도 무겁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