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MBC노조에 따르면 MBC 박 모 전국부장은 지난 8일, KBS 간부들이 합동분향소에서 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팽목항에서 KBS 중계 천막이 철거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뭐하러 거길 조문을 가. 차라리 잘됐어. 그런 X들 (조문)해 줄 필요 없어", "중계차 차라리 철수하게 되서 잘 된 거야. 우리도 다 빼고.. 관심을 가져주지 말아야 돼 그런 X들은.."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부장은 지난 7일 방송된 '분노와 슬픔을 넘어서'란 리포트에서 "사고 해상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숨진 이광욱 잠수부에 대해 조급증에 걸린 우리사회가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라며 "우리 사회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조를 고민해야 한다"고 보도해 노조 민실위로부터 '보도 참사'라는 비판을 들었다.
이후 박부장은 지난 주말, 회사 게시판을 통해 ‘실종자 가족들이 잠수사를 조문했다는 보도는 아쉽게도 접하지 못했다.’ ‘교감이 목숨을 끊기 전날 단원고 교사들이 학부모 앞에서 무슨 낯으로 살아있느냐는 질타를 받은 것도 생각해 보자’는 내용을 올렸다.
또, “제 리포트가 나간 뒤 반응은 크게 엇갈렸습니다. 격한 비난이 있는가 하면 MBC 보도가 팩트 위주로 시원했다는 찬사도 많았습니다”라는 글도 적었다.
그러나 당사자인 박 부장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전혀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라고 주장해 향후 진실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MBC정책홍보부의 최장원 부장은 12일 "본인에게 확인 결과 유가족을 대상으로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MBC노조는 "당시 박부장의 발언을 복수의 기자들이 들었다"라며 "이미 노조에서 확인한 사안"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MBC노조는 성명을 통해 "이러한 작금의 사태가 전국부장 보직자 개인에게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이는 개인의 돌출행동을 넘어선, 보도국 수뇌부 전체의 양식과 판단기준에 심각한 오류와 결함을 보여주는 한 단면일 뿐이라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노조는 그 예로 KBS 사장이 유족들에게 사과를 하고 보도국장이 사퇴한 지난 9일, '뉴스데스크'에서 ‘유가족들의 폭행이 있었다’는 KBS의 주장을 반론 없이 전했으며 KBS 길환영 사장의 육성 사과 또한 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러한 보도행태가 보도국 수뇌부들도 합의하고 동의하고 공유한 보도 방침인지 분명히 밝힐 것을 촉구한다"라며 "아울러 이에 대해 경영진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