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지 뚜오이쩨 등은 베트남 연안경비대 고위 간부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전투기들이 지난 10일, 11일 이틀간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 중국명 시사군도) 주변 해역을 저공 비행하며 초계함을 위협했다고 전했다.
응오 응옥 투 연안경비대 부사령관은 "중국이 석유시추선 주변에 선박들을 배치한 데 이어 전투기까지 출격시켜 베트남의 영해와 영공 주권을 침해했다"고 비난했다.
투 부사령관은 당시 중국 전투기들의 비행고도가 800∼1천m에 불과한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혔지만, 위협 비행에 나선 전투기의 기종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측은 또 석유 시추 플랫폼 보호구역을 종전 5∼7㎞에서 10∼15㎞로 확대하고 주변에 해경 감시선과 민간 선박들을 대거 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선박은 시추 작업을 제지하려는 베트남 초계함들을 향해 대구경 물대포를 발사하는 등 접근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측은 부근 해역에서 확성기를 이용, 중국의 석유 시추작업에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앞서 레 하이 빙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베트남 중부 꽝응아이 성의 리선에서 약 119해리(221㎞) 떨어진 곳에 석유시추 플랫폼을 설치, 베트남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대륙붕을 깊숙이 침범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한편,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는 지난 11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베트남 해역에 석유 시추 장비를 불법 설치, 역내 평화와 안정, 해양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