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의 분노가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는 청와대 앞 농성으로 이어지는 등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김시곤 국장은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의를 나타냈다.
김 국장은 "보도국 중립성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국장은 '자신의 발언 취지가 와전된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유족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세월호 참사로 한꺼번에 300여 명이 목숨을 잃어 희생자 수가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에 비하면 그리 많은 게 아니다'라고 자신은 말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김 국장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 불감증 보도를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었다"면서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한 언론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까지 말했다.
이 같은 김 국장 태도에서 유족들이 강력하게 요구한 김 국장의 '사죄'나 '사과'가 나올 리 없었다.
유족들이 "'잘못이 없다'면서 사임하는 건 유족들에게 더 큰 모욕"이라고 반발한 까닭이다.
'잘못이 없는데도' 사의를 밝힌 김 국장은 오히려 길환영 사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길 사장이 사사건건 보도본부 독립성을 침해했다"며 '길 사장 사퇴'를 촉구한 것이다.
그러자 길환영 사장이 반격에 나섰다.
길 사장은 김 국장의 사의 표명이 있고 나서 유족 농성 현장을 직접 찾아 "보도국장의 정말 부적절한 발언으로 유족들께 상처를 드린 데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발언 당사자인 보도국장은 "취지가 와전됐다"는데 사장은 '부적절 발언'으로 못을 박은 것이다.
보도국장은 독립성 침해를 이유로 사장 사퇴를 촉구하고 사장은 보도국장에게 부적절 발언 낙인을 찍는 '이전투구'를 연출하면서 KBS 측 사과의 진정성에도 의문이 일고 있다.
KBS 측이 자신들 탓에 촉발된 유족들의 청와대 앞 농성에 당혹해하는 청와대를 의식해 일단 사과부터 함으로써 농성을 푸는 데 급급했을 뿐'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