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의 민주언론실천위원회(이하 민실위)가 지난 8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김장겸 MBC보도국장은 지난 달 23일, “이번 세월호 사고 관련 언론 보도는 칼럼, 논문 등 언론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MBC 보도는 타사에 비해 논란이 될 만 한 건 없었다”고 자평했다.
안광한 사장 역시 지난 달 25일, 사원에게 드리는 글에서 세월호 관련 MBC 보도가 “국민 정서와 교감하고 한국사회의 격을 높여야 한다는 교훈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극찬하며 “특보 방송은 MBC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고 적었다.
그러나 민실위 측은 자체 뉴스 분석을 통해 간부들의 자화자찬에 제동을 걸었다. 민실위는 보고서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당일인 4월 16일부터 5월 6일까지 지상파 3사 뉴스를 살펴 본 결과 제도 개선 과제나 외국 사례 등을 제외한 정부 재난 대응체계 결함과 해경 등 구조기관의 부실 초동 대처를 비판한 MBC 보도는 21건에 불과했다”라고 밝혔다. 반면 SBS는 55건, KBS는 56건에 달했다.
민실위는 또 지난 7일 ‘조급증이 잠수사 죽음 불렀다’라는 리포트와 관련, “현장 기자들에 따르면 숨진 잠수사 이씨는 사고 전날 처음 팽목행에 와 사고 당일 아침 첫 수색작업에 투입됐다”라며 “사망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근거와 팩트로 잠수사의 사고원인을 (일부 실종자 가족들의) ‘조급증’과 연결시킬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민실위는 세월호 참사 관련 아이템을 준비 중이던 MBC ‘다큐스페셜’이 “세월호 관련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성을 찾기 힘들다”는 교양제작국장의 지시로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또 20일 세월호 사태를 방송한 ‘PD수첩’도 후속보도를 준비 중이었지만 ‘세월호 관련 사태를 다루는 프로그램은 지금 상황에서는 방송할 수 없다’ 취지로 지시를 받은 뒤 후속보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민실위는 "이 시점에서 유가족들이 통곡하는 장면이나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 총리나 대통령을 모욕하는 등의 장면은 국민들의 행동양식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유의해 달라는 취지의 지시사항이 시사제작국 간부들에게 전달됐고 이후 일부 제작진에게도 전해졌다"고 주장했다.
민실위는 “MBC뉴스는 시청자의 니즈에 충실하지 못했다”라며 “시청자의 ‘니즈’를 외면하는 뉴스는, 시청자로부터 똑같이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뉴스 경쟁력과 매체 영향력의 저하로 연결된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