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100여 명은 8일 밤 10시 께부터 여의도 KBS 본관 정문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며 대치 중이다. 이들은 세월호 사망자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적다고 알려진 KBS 보도국장의 발언에 반발, KBS 사장 및 보도국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KBS는 자체 보안인력 뿐 아니라 경찰을 동원해 유가족들의 진입을 막았다.
유족들이 이처럼 KBS와 대립각을 세우는 이유는 김시곤 보도국장이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내용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국장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만큼 교통사고로 인한 희생자가 많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에 앞서 김국장이 세월호 참사 관련 뉴스를 보도하는 앵커들에게 검은 옷을 입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보도돼 반감이 더욱 깊어진 상태였다.
KBS 시위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한 유족은 "상복은 안 입어도 된다"며 "현 시국에서 고기 굽고, 술을 먹으면서 그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유족들은 이날 KBS 간부 10여 명이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할 때도 김 보도국장을 찾으며 거세게 항의했다. 또한, KBS 취재진의 천막을 찾아 철수를 요구하기도 했다.
▶KBS "간부 폭행당했는데 일부 언론, 유족 편들며 KBS공격" 주장
이에 KBS 측은 9일 새벽,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조문 갔던 보도본부 간부들이 폭행·억류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공식입장을 전했다.
KBS 측은 해당 자료에서 "임창건 보도본부장과 이준안 취재주간이 안산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는 과정에서 이준안 취재주간이 일부 유족들에게 대기실로 끌려가 폭행 당하고 5시간 가량 억류당했다"라며 "중재를 위해 나선 정창훈 경인센터장도 유족들에게 수차례 폭행당한 뒤 5시간 넘게 억류됐다. 이들은 폭행과 장시간 억류에 따른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김 보도국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당시 점심 식사에 합석했던 부서의 팀장 2명도 보도국장이 그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해 줬다"며 "결코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세월호 사망자 수를 비교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이 같은 사실을 앞서 이미 여러 차례 공식 해명한 바 있지만, 일부 유족들과 일부 언론들은 들으려 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보도국장 사진을 공공연히 분향소에 붙이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시하며 모욕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KBS 측은 "일부 언론이 거듭된 해명에도 불구하고 보도국장이 실제 그런 말을 한 것처럼 허위기사를 유포했고 분향소 현장에 있던 일부 언론사 기자들은 유족 편을 들며 일방적으로 KBS를 공격하는 기사를 양산했다"라며 "사실과 다른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