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와대 항공사진 유출 경위에 대해 "계속 확인을 하고 있다. 유출은 언론사가 보도한 내용이라 파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유출 문제를) 국방부 사안으로만 본다기 보다는 언론사를 상대로 정부가 직접 확인을 요청한다든지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와 언론 간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방부는 국가보안목표시설 관리지침에 상충되는 청와대 항공사진 유출에 대해 기무사 차원에서 정식 수사를 하지 않았다. 해당 보도를 한 기자에 대해 수사가 아닌 '조사'를 했을 뿐이다. 청와대가 보안목표시설이자 국가주요시설 가급에 해당한다는 점, 국방부 장관이 청와대에 대한 항공사진 촬영 및 사용-허가 승인권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진 유출에 대한 수사가 없었다는 게 의아한 일이다.
이 때문에 국방부 조차도 키를 쥐고 있는 국정원에 대해 힘을 쓸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자조섞인 우려가 나온다. 무인기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던 시점과 보도가 나온 시점을 비교해보면 유출 범위가 국정원으로 좁혀지는 만큼 수사 자체가 어려운 일도 아니다. 파주에서 무인기가 발견된 것은 지난 3월 24일이고 해당 사진이 보도된 건 다음 달 3일. 보도 시점에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사진 보고조차 받지 못했다.
이런 문제제기는 이미 지난 달 9일 국회 국방위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강하게 제기됐었다. 국정원은 간첩증거 조작사건으로 궁지에 몰렸고 화제를 돌릴 이슈가 필요한 시점이었던 만큼 야당에서는 "국정원이 사건을 통제했다고 생각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무인기 발견 초반 대공 용의점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밝혔던 정부 입장에서 일종의 국면 전환의 계기가 필요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국회 국방위 소속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통일 구상을 밝히는 시점에서는 대공 용의점을 밝히기가 어려웠지만, 순방이 마무리된 뒤 항공사진 공개를 통해 '자연스럽게' 무인기가 북한 소행이라는 쪽으로 방향을 돌릴 수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사진이 나간 뒤 무인기 이슈는 북한 소행에 초점을 맞춰져 진행됐다. 문제는 역시,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시점까지 국방부가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방부가 청와대 사수라는 수방사의 기본 임무를 방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나름의 답답함을 호소한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가 국정원 요원을 수사할 권한을 가진 것도 아니고, 긴밀한 협조 관계인 국정원과 이 일로 척을 지기도 어렵다"며 "국방부가 맨 앞에서 욕을 먹는 게 기분은 나쁘지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군 관련 소식통은 "국정원 측에서 사진을 흘린 것으로 국방부도 나름 파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조직 성격 상 국정원을 들추는 일은 청와대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