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30만명같은 300명 목숨…기자가 두 번 죽여"

유족들 항의에 KBS 취재진 현장서 전원 철수

(자료사진/윤창원기자)
세월호 사망자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적다는 KBS 보도본부장의 발언이 공개돼 유족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KBS 보도본부장이 8일 분향소를 사과 방문했다.

그러나 유족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결국 KBS 취재진은 유족들의 거센 항의에 분향소에서 쫓겨났다.

8일 오후 3시 40분쯤 KBS 임모 보도본부장이 직원들과 함께 안산의 정부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임 보도본부장의 방문은 지난달 말 KBS 김모 보도국장이 직원들과의 회식자리에서 한 세월호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면서다.


김 국장은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보도본부장 차원의 사과 방문이 이뤄진 것.

임 보도본부장은 10여분쯤 차에서 대기하다 오후 3시 49분 분향소에 와 아이들의 영정에 헌화했다.

그러나 KBS의 사과 방문에도 유족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유족들은 김 보도국장의 발언이 실린 기사를 프린트해 조문객들에게 나눠주며 "30만명 같은 300명의 목숨인데 KBS가 아이들을 두 번 죽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공영방송인 KBS가 유족들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정부의 입장만 대변하면서 수신료 인상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도 비판했다.

유족들은 분향소 밖에서 임 본부장을 기다리며 KBS 직원과 몸싸움을 벌였지만 이미 임 본부장은 자리를 피한 뒤였다.

이에 유족들은 거세게 항의하며 KBS 취재진의 천막을 찾아 분향소에서 나가줄 것을 요구했으며 결국 기자와 취재진 전원 철수했다.

현재는 김 보도국장을 대신해 이모 부국장이 유족 대기실에서 가족들의 항의를 듣고 있다.

문제 발언을 한 김 보도국장은 저녁때쯤 분향소를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가재난 사태에 임하는 주관 방송사 보도국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김 보도국장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며 국장 사퇴를 촉구했다.

김 보도국장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앵커들에게 검은 옷을 입지 말 것을 지시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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