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과 관련해 조 행정관이 채모 군의 개인정보를 알아봐 달라고 서울 서초구청 조이제 행정지원국장에게 부탁한 사실이 한 언론의 보도로 드러나면서부터다.
모두가 의아해 했다. 조 행정관은 정무와는 거리가 먼 청와대 조경을 담당하는 시설직이었기 때문이다. 청와대도 적잖이 당황한 눈치였다.
이정현 홍보수석이 조 행정관과 통화한 내용이라면서 개인정보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다며 '대질'까지 원한다고 했다가 며칠 뒤에는 민정수석실 조사 결과라며 안전행정부 김모 국장을 지목했다.
하지만 김 국장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고, 검찰 조사에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지만 검찰이 채 군 개인정보 수집에 나선 조 행정관이 누구의 지시나 부탁으로 개인정보 수집에 나섰는지 밝혀내지 못하고 7일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조치이자 무능력하고 권력의 눈치를 보는 집단임을 만천하에 알린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검찰이 법과 원칙, 인권의 최후 보루임을 자처한다면 조 행정관의 배후를 밝혀냈어야 한다. 그리고 청와대는 이를 바탕으로 민정수석실의 잘못된 조사에 대해 책임을 물었어야 한다.
그러나 검찰은 조 행정관의 윗선 또는 배후를 밝혀내지 못했다. 못한 것인지 안한 것인지 헷갈리지만 쏟아지는 비난을 감수하기로 한 모양새다.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이 문제와 관련해 홍경식 민정수석에게 물어봤지만 아무 말이 없었다면서 아무 얘기도 못했다.
청와대 직제상 조 행정관의 직속 상관은 이재만 총무비서관이다. 이 비서관은 이른바 청와대의 '문고리' 권력 3인방 가운데 한 명이다.
시설직인 조오영 행정관의 불법 행위가 이 비서관의 지시나 암묵적 동의에 따라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청와대는 애초에 이 가능성을 닫아놨고 검찰도 눈을 감았다.
박 대통령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고 있지만 조 행정관에 대한 처리 과정에서 청와대와 검찰이 비정상임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