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 두명의 유력 당권주자 가운데 사실상 김 의원 쪽에 힘을 싣는 전망이다.
지역안배론은 서 의원의 고향이 이 원내대표와 같은 충남이기 때문에 배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 의원은 서울 동작갑과 경기 화성갑 지역구를 중심으로 7선을 했지만, 고향이 충남 천안이라 충청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김 의원은 부산이 고향이고 부산 남구을 지역구에서 5선을 기록한 영남권 정치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8일 "집권여당 투톱(당대표·원내대표)을 배출 못한 지역에서 제기될지역소외론 등을 감안하면 지역안배가 필요는 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완구 원내대표 선출로 서 의원이 '아웃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또 당대표 배출 가능성이 높아진 PK지역의 의원들은 내심 만족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친박계 견제론은 투톱이 모두 친박계라면 '종속적 당청관계'가 고착될 것이란 우려에서 출발한다. 이 원내대표는 2009년 '세종시 원안 고수'를 위해 충남도지사 직을 버리는 등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고, 서 의원은 친박계의 맏형으로 통한다. 반면 김 의원은 한때 친박계 좌장으로 통했지만, 이명박 정권 시절 박 대통령과 틀어진 뒤 아직까지 소원한 관계에 있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 "항상 당이 청와대에 끌려만 다니면서 위기대처 능력을 잃은지 오래다. 적절한 긴장과 견제를 유지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며 "'대통령과의 관계가 긴밀한 만큼 쓴소리도 더 잘할 수 있다'던 친박계 위주의 지도부가 그동안 이뤄낸 게 뭐가 있었느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서 의원 측에서는 비논리적이고 편파적 전망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서 의원의 한 측근은 "서 의원은 고향이 그곳일 뿐 충청지역에서 정치를 한번도 한 적이 없다. 지역안배를 거론하는 차제가 유치한 견제론이고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지역안배의 취지 자체도 영남권에서 당대표·원내대표를 모두 독식하는 걸 막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친박계 견제론에 대해서도 "서 의원은 그냥 고개나 끄덕이고 대통령 전화나 일방적으로 받는 다른 친박과 다르다. 대통령을 이끌고 대통령에 직언할 수 있는 친박"이라며 "지금 여권에 있어 최선의 조합은 대통령이 좋아하는 친박이 지도부가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친박계의 핵심인사도 김 의원을 겨냥해 "차기 당권은 대권주자가 가져서는 안된다"며 "차기를 노리는 사람은 사사건건 대통령에 맞서면서 국정을 흔들 것이고, 다른 대권 경쟁자들까지 이에 가세한다면 국정 혼란만 가중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 의원이 이 원내대표의 추대 과정에서 상당한 지원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 원내대표의 등장이 오히려 서 의원에게 득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