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동부 주민투표 연기 제안…돌파구 기대(종합)

"우크라 접경 러'군대 철수" 주장, 나토는 "징후 없다" 반박우크라 정부군 동부 지역 분리주의 진압작전에 일정 성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리주의 세력에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연기할 것을 제안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의 전기가 마련됐다.

정부군의 진압작전을 불구 주민투표를 강행하겠다던 동부 지역 분리주의 세력이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할 것 가능성이 커 동부 지역의 분리·독립 추진과 중앙정부의 분리주의 세력 진압 작전 확대로 최악의 유혈 충돌 위기로 치닫던 우크라이나 사태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선 푸틴 대통령의 제안에 앞서 정부군의 민병대 진압작전이 사흘째 이어졌다. 정부군은 동부 도네츠크주 북쪽 도시 슬라뱐스크를 전면 봉쇄하고 남쪽 도시 마리우폴을 장악하는 등 일정 정도의 성과를 냈다.

◇ 푸틴, 우크라 동부 주민투표 연기 제안 =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디디에 부르칼테르 스위스 대통령 겸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의장과의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대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동남부 지역 대표들에게 5월 11일로 예정된 주민투표를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키예프 권력과 동남부 지역 대표들 간 직접적 대화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핵심적 요소이며 대화를 통해 동남부 지역 대표들이 자신들의 합법적 권리가 보장된다는 확신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화 시작을 위한 중요한 조건은 정규군과 불법적 군사 조직을 동원한 모든 폭력을 중단하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남부 지역에서의 분리주의 민병대 진압작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푸틴은 이날 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러시아 군대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의 러시아 군대가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는 얘기를 계속해서 듣고 있지만 우리는 군대를 철수했으며 그들은 현재 우크라이나 국경이 아니라 원래 주둔지에 머물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그러나 이같은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나토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의 기자회견 뒤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러시아군 상황에 변화가 있다는 어떤 징후도 없다"고 밝혔다.

나토는 그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약 4만명의 군대를 주둔시키며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진격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 우크라 사태 해결 돌파구 가능성 =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리주의 세력 지도자는 주민투표를 연기해달라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요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분리주의 세력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정부 공동의장 데니스 푸쉴린은 "우리는 균형잡힌 지도자인 푸틴 대통령의 견해를 존중한다"면서 "그의 제안을 내일(8일) 주민회의 안건에 붙이겠다"고 말했다.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등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 분리주의 세력은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분리·독립 여부에 대한 찬반의견을 묻는 주민투표를 11일 실시할 계획이었다. 주민투표는 우크라이나 혼란 사태를 악화시키고 정부군의 진압작전에 명분을 제공하는 악재로 작용해 왔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자들이 푸틴 대통령의 주민투표 연기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화답해 중앙정부가 분리주의 민병대 진압작전을 중단하고 동부 지역 대표들과의 본격적 대화에 나설 경우 출구가 보이지 않던 우크라이나 혼란 사태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앞서 독일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제2차 제네바 국제회담이 조만간 개최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럽연합(EU), 미국 대표들이 이 회담에서 위기 해결을 위한 실질적 합의를 도출해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정부군, 분리주의 진압 작전에 성과 = 푸틴 대통령의 회견에 앞서 이날 친러시아 분리주의 민병대 진압작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이날 도네츠크주 남부도시 마리우폴을 완전히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마리우폴이 (분리주의 민병대로부터) 완전히 해방됐다"며 "시내 도로의 차량 운행이 재개되고 모든 관청도 문을 열었다"고 소개했다.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경찰 특수부대 '아조프' 대원들과 국방부 산하 제72기갑여단 소속 군인들의 합동 작전으로 마리우폴을 민병대로부터 탈환했다고 밝혔다.

정부군은 이날 오전 먼저 민병대가 장악하고 있던 마리우폴 시청을 탈환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민병대는 그러나 이날 오후 정부군이 장악했던 시청을 재탈환했다고 주장했다.

정부군은 또 이날 도네츠크주 북쪽 도시 슬라뱐스크도 전면 봉쇄하고 대대적 진압작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현지 민병대 관계자를 인용해 정부군이 도시를 완전히 봉쇄하고 일반 주민들의 이동도 차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군은 병력과 화기를 슬라뱐스크 외곽으로 집중시켰으며 다연장포 '그라드'까지 배치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슬라뱐스크에선 지난 5일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된 정부군의 민병대 진압 작전으로 지금까지 양측에서 3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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