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팽목항 - 안산 806km, 택시엔 침묵만…"

안산 장례식장 13곳, 선후배 동료, 제자 찾느라 장례식장 오가는 학생, 교사들



- 유가족과 단원고 학생들 택시로 무료수송
- 안산 장례식장과 목포, 팽목항 등 다녀와
- 진도에서 쉴곳도 없이 2, 3일간 대기해 힘들어 하는 기사들도
- 택시기사 중에 자녀 잃은 학부모도 있어
- 사태 해결될 때까지 안산 택시기사들은 무료 봉사 계속할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5월 7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선식 (안산 개인택시 기사)


◇ 정관용> 세월호 참사로 특히 안산 도시 전체가 침통한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이 안산 지역의 택시 기사 분들이 세월호 유족 분들 또 실종자 가족 분들을 위해서 무료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안산 시내, 분향소, 장례식장 오가는 것뿐만 아니라 목포, 진도까지도 왕복하고 계시다는데요. 어떤 마음으로 하고 계신지, 또 어떤 걸 느끼셨는지 한번 들어보죠. 김선식 기사님, 연결돼 있습니다. 김 기사님.

◆ 김선식>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안녕하세요? 이게 안산 개인택시 운송사업조합 차원에서 하시는 거라고요.

◆ 김선식>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몇 분이 어떻게 참여하고 계십니까?

◆ 김선식> 우리가 4월 16일 날 이런 침통한 사고가 발생한 걸 뉴스를 보고요. 17일 날 조합 간부 긴급 대의원회의를 했어요. 우리 지역에서 이런 큰 사고가 발생을 해서 유가족들이 있는데. 우리가 봉사해야 되지 않느냐 해서 하나같이 똑같이 우리가 차량으로 유가족들을 위해서 배려를 했으면 어떻겠느냐 해서 시작되게 됐습니다.

◇ 정관용> 안산 지역에 개인택시 사업조합은 모두 몇 분이나 계십니까?

◆ 김선식> 2070여대 됩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 2000여 명이 다 참여하고 계신 거예요, 어떻게 참여하고 계신 거예요?

◆ 김선식> 우리가 휴일이 끝나고 우리 개인택시 기사님들한테 문자 발송을 했어요. 이런 일을 해서 우리가 자진해서 우리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은 조합으로 연락을 달라고. 그랬더니 당시에 한 400여 명이 신청을 했고요. 또 계속 이제 그 다음 날 계속해서 한 7, 800명이 신청을 해서 우리가 지금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이고, 그렇군요. 그게 참여하겠다 하시는 분들은 그러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시는 겁니까?

◆ 김선식> 우리가 맨 처음에는 시내에서 단원고 학생들 하고 유가족 장례식장이 한 13, 14개 되는데요. 거기 가고자 하는 사람들 다 무료 수송해 줬고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진도하고 목포 팽목항에서 또 유가족들이 우리 차를 이용했으면 좋겠다 해서 마다하지 않고 그것도 우리가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우리 김선식 기사님도 목포 다녀오셨나요?

◆ 김선식> 네. 저는 21일 날 갔다 왔습니다.

◇ 정관용> 가서 그럼 어떤 분들을 태우고 오신 겁니까?

◆ 김선식> 저는 학생 부모님, 아버님하고 희생된 아버님하고 따님 두 분하고 목포 세안병원에서 안산 사랑의병원까지 모시고 갔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시신을 찾아와서. 안산 병원으로 이른바 운구하는 과정에서 아마 시신은 구급차를 타고 왔을 것이고. 그 가족 분들을 태우고 오신 거군요.

◆ 김선식>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참. 아이고. 타고 오시면서 그 아버님하고 누님들. 참, 여쭤보기도 뭐하네요. 어떻던가요?

◆ 김선식> 서로 유가족도 무슨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말도 못하지만, 기사로서 유가족한테 할 말이 없을 정도로 같이 슬픔을 나누면서 말도 못하고 침묵만 지키고 그렇게 하고 왔습니다.

◇ 정관용> 오는 내내 다들 슬피 우시죠?

◆ 김선식> 네. 당시에는 제가 모시고 온 유가족은 차 안에서 울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심각한 분위기였어요.

◇ 정관용> 네. 지금도 그러면 목포, 진도에 안산 개인택시들이 몇 대씩 가 있습니까? 항상 대기하고 있나요?

◆ 김선식> 네. 안산시 직원님들이 지금 팽목항 내지 진도에 상주하고 있어요. 거기에서 이제 상황이 벌어지면 우리 안산 개인조합으로 연락이 옵니다. 차가 몇 대가 필요하니까 올 수 있느냐고 그러면 우리가 거기서 몇 대 필요하다고 하면 여기에서 택시를 타고 내려가죠. 그리고 이제 바로 올라오시는 기사 분들이 있는가 하면 길게는 2, 3일간 거기서 대기하고 있다가 올라오시는 기사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기사 분들이 말도 못하게 거기서 쉴 데도 없고 하니까 피로가 쌓여서 굉장히 고생을 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그렇죠. 이 시신이 또 계속해서 찾아지는 것도 아니고 이러다 보면 정작 필요했다가 또 가보면 조금 더 기다려야 되는 그런 경우도 있고. 그게 한 2,3일 될 수도 있다.

◆ 김선식> 그렇죠. 시신이 찾고 나서도 DNA 검사가 안 돼서. 그 확인절차 과정에서 늦어지면 시간이 걸려서 2, 3일씩 기다렸다가 오시는 분들이 몇 명 있어요.

◇ 정관용> 지금 뭐 돈이 중요한 건 아니겠습니다마는. 목포 팽목항 거기까지 안산에서 왔다 갔다 하려면 거리가 얼마나 됩니까?

◆ 김선식> 목포까지는 정확하게 330km가 나오고요. 팽목항까지는 403km가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경비 같은 거는 우리가 자진해서 우리가 다 부담하고 갔다 오는데요. 가스비하고 도로 교통비 해서 약 한 14, 5만원이 발생하더라고요.

◇ 정관용> 한 번 갔다 오는데?

◆ 김선식> 네. 왕복이요.

◇ 정관용> 그렇군요. 하긴 800km가 넘으니까.

◆ 김선식> 팽목항까지는 정확히 806km가 나와요.

◇ 정관용> 네. 안산 시내에서는 학생이나 선생님들도 많이 무료택시를 이용한다면서요?

◆ 김선식> 네, 단원고 학생하고 유가족, 학부모, 선생님들, 또 교육청 직원들 분이 가끔 이용하시고요. 또 자원봉사하시는 분들도 가끔 이용하는데. 우리가 다 무료 봉사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럼 그 학생이나 선생님, 또 자원봉사 나가계시는 분들이 일일이 콜 식으로 연락을 하는 겁니까?

◆ 김선식> 네, 그렇죠. 우리 지부장 한 분이 현장에 나와 있어요. 그러면 핸드폰 연락번호가 단원고에 이미 입력이 돼 있어서. 연락이 서로 왔다 갔다 합니다. 그래서 어디로 차를 보내달라고 하면 우리가 거기 도착해서 가고자 하는데 다 봉사를 하고 있죠.

◇ 정관용> 단원고 학생이나 선생님들은 주로 어떨 때 이용합니까?

◆ 김선식> 안산 장례식장이 열세 군데 되는데. 각 장례식장마다 학생들이 다 지금 안치되어 있어요. 그러면 어디로 갈지, 다 다닐 것 아닙니까? 다 선배, 후배, 동료들이기 때문에요. 또 제자들이고 하니까. A 장례식장을 갔다가 B 장례식장을 갔다가. 다 다니더라고요, 보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친구나 동생 또 선배를 보내러 여기저기 장례식장을 돈다. 그때 이 택시를 이용한다, 그 말이군요.

◆ 김선식>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이용하는 학생 또 유가족들 다들 우리 기사 분들한테 뭐라고 하십니까?

◆ 김선식> 그전까지만 해도 택시 이미지가 좋게 안 봤는데. 이런 좋은 일을 하게 된 걸 보니까 자기네들도 마음이 너무 고맙다고.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 정관용> 그나저나 개인택시를 하시는 분들 가운데도 혹시 이번에 희생자 가족들 없나요?

◆ 김선식> 안산에서는 우리 개인택시 사업자 학생 두 명 잃은 학부모님이 계시고요.

◇ 정관용> 아이고.

◆ 김선식> 또 한 분은 선생님이 또 한 분 계세요. 개인택시 하시는 분 따님이 2학년 7반인가 담임선생님이에요.

◇ 정관용> 아이고. 참, 알겠습니다. 이 자원봉사는 언제까지 하시게 됩니까?

◆ 김선식> 우리가 이제 17일부터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자원봉사하기로 이미 조합 간부회의에서 합의된 사항이고요. 우리가 이제 임시분향소가 올림픽 기념관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29일 날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로 다 옮기는데.

◇ 정관용> 공식분향소가 됐죠.

◆ 김선식> 네. 우리가 45대의 개인택시들이 참여해서 영정 사진하고 위패하고.

◇ 정관용> 그것도 날라주셨고.

◆ 김선식> 네. 새벽 5시에 가서 전부 옮겼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무튼 이 사태가 끝날 때까지 봉사를 계속 하시겠다.

◆ 김선식> 네.

◇ 정관용>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김선식> 네. 안녕히 계세요.

◇ 정관용> 이런 분들이 있어서 또 희망이죠. 김선식 씨였습니다.


▶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가기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