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등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 분리주의 세력은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분리·독립 여부에 대한 찬반의견을 묻는 주민투표를 11일 실시할 계획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디디에 부르칼테르 스위스 대통령 겸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의장과의 회담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대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동남부 지역 대표들과 연방제 지지자들에게 5월 11일로 예정된 주민투표를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키예프 권력과 동남부 지역 대표들 간 직접적 대화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핵심적 요소이며 대화를 통해 동남부 지역 대표들이 자신들의 합법적 권리가 보장된다는 확신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양측의 대화 시작을 위한 중요한 조건은 정규군과 불법적 군사 조직을 동원한 모든 폭력을 중단하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남부 지역에서의 분리주의 민병대 진압작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진압 작전 중단은 우크라이나 위기해결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갈등을 무력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분열을 강화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25일로 예정된 우크라이나의 조기 대선과 관련 "방향은 올바르지만 모든 우크라이나 국민이 선거 뒤 그들의 권리가 어떻게 보장될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선거는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며 친러시아계 동남부 지역 주민들의 권리 보장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최근 키예프 정권과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 대표들과의 원탁회의 형식의 직접적 대화를 제안했다고 상기시키면서 "우리는 이를 지지하며 이 좋은 제안이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촉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푸틴은 이날 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러시아 군대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의 러시아 군대가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는 얘기를 계속해서 듣고 있지만 우리는 군대를 철수했으며 그들은 현재 우크라이나 국경이 아니라 원래 주둔지에 머물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서방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유럽과 미국의 파트너들은 어떤 상황을 교착상태로 몰아넣고 난 뒤엔 항상 문제 해결의 열쇠가 러시아에 있다며 우리에게 모든 책임을 지운다"고 꼬집었다.
한편 부르칼테르 의장은 OSCE는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러시아와 서방 간 관계가 위기로까지 발전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모두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적이고 확실하며 평화적인 해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긴장을 해소하고 재건과 복원의 논리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르칼테르는 "(지난달) 제네바 선언에 서명한 4자 지도자들의 정치적 책임감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이 합의에 명시된 모든 행동이 이른 시일 내에 이행되기를 바란다"며 OSCE는 이 문제와 관련한 조정과 중재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럽연합(EU), 미국 등 4자 대표들은 지난달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모든 폭력을 중단하는 긴장해소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