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청 담당자에게서 경고성 전화 와
- 수업 중 정치적 중립 의무는 당연히 필요
- 수업 아닌 SNS글까지 제약 받아야 하나
- 공무원 품위손상, 구체적 적시없고 추상적
- 과거에도 비판적 글 많이 올렸는데, 세월호 대통령 책임론 제기했더니 경고성 전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5월 7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권정오 (전교조 울산지부장)
◇ 정관용> 세월호 참사 이후에 정부의 무능한 대응 비판하는 글들이 SNS를 통해서 많이 올라오고 있죠. 그런데 교육청이 박근혜 대통령 비판하는 글을 올린 교사들을 조사했답니다. 권정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울산지부장 연결되어 있는데. 이분도 페이스북에 대통령 비판 글을 올렸다가 교육청으로부터 구두 주의를 받았다고 그러네요. 권 지부장 나와 계시죠?
◆ 권정오>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페이스북에 무슨, 어떤 글을 올리셨어요?
◆ 권정오> 제가 전교조 지부장을 맡고 있는 관계로, 이전에도 대통령 선거과정에서의 국가기관의 조직적 개입이나 이런 것들을 비판하는 글들을 좀 많이 올려왔었고요. 특히 이제 최근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구조과정의 난맥상이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 결국은 이 국가원수인 대통령이 궁극적으로 책임을 져야 된다는 입장을 페이스북에 몇 차례 올렸습니다.
◇ 정관용> 그랬는데 교육청으로부터 구두 주의를 받았다? 구두 주의라는 게 뭐죠?
◆ 권정오> 교육청 교직 공보팀 담당자가 저한테 전화를 해 왔습니다. 그래서 어떤 시민이 국민신문고에 제 글의 편향성에 대해서 고발을 해 왔는데. 그래서 고발해 왔기 때문에 알려드린다라는 투의 얘기를 해 왔습니다, 저한테요.
◇ 정관용> 고발이 들어와서 알려드린다?
◆ 권정오> 네.
◇ 정관용> 그리고 그다음에 그래서 징계 심의를 하겠다든지, 그런 얘기는 없었습니까?
◆ 권정오> 네. 물론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없었는데. 이전에 제가 이런 전화를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고발이 들어와서 알려드린다는 이 얘기도 사실은 그 전에는 그런 일이 없었기 때문에. 더 이상 이런 글을 올리지 말라, 이런 투의 경고성으로 들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 정관용> 어떤 시민이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린 건 확인이 됐습니까?
◆ 권정오> 네. 확인을 했습니다.
◇ 정관용> 어떤 내용으로 올렸던가요?
◆ 권정오> 교사로서 정치적으로 한쪽 편을 드는 편향된 글을 많이 올려왔었고. 그다음에 특히나 제 페이스북 친구 중에 제자들이 많기 때문에. 학생들한테 일방적으로 제 견해들이 이렇게 주입이 될 수 있다, 그런 투의 고발을 해 왔었습니다.
◇ 정관용> 그런 고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말 학생들하고 친구가 많이 돼 있으면 학생들이 선생님의 영향을 받아서 정치적 중립을, 선생님의 판단에 막 따라가게 된다든지, 그럴 우려는 없다고 보세요?
◆ 권정오> 물론 선생님의 판단을 따라 갈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배제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제가 교직에 한 20여년 있어 본 결과, 학생들도 학생들 나름의 판단이 있습니다. 그 판단에 따라서 자기들이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고요. 제가 제 페이스북 친구 중에 학생들이 수백 명이 되지만 제가 글을 올린 것에 대해서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불과 몇 명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이런 걸 가지고 교사가 일방적 자기 견해를 학생들에게 주입하고 있다는 그런 얘기들은 과도한 것이죠.
◇ 정관용> 그리고 우리 지부장님 외에도 대구시교육청에서 박 대통령 비판하는 글 올린 교사한테 사실문답서를 작성했다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혹시 이거 확인해 보셨나요?
◆ 권정오> 네, 저는 들은 바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 교사는 어떤 글을 어디다 올렸다는 거고, 또 누가 와서 어떤 조사를 했다는 거죠?
◆ 권정오> 그 교사 같은 경우는 저보다도 좀 글을 올린 빈도가 좀 적은데요. 다만 이제 노동조합의 간부이고 그 사람은 노동조합의 직책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마 좀 더 강한 징계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고요.
◇ 정관용> 누가 와서 어떤 조사를 했다는 거예요? 사실문답서가 뭡니까?
◆ 권정오> 제가 듣기로는 교육청에서 이렇게 출석을 하라고 얘기했다고 하고요. 그래서 출석을 하지 않으니까 교육청 학교엔가에 교육청 담당자가 와서 문답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들었습니다마는. 문답서가 뭐냐 하면요, 경찰이나 검찰에서 피의자를 조사할 때 신문조서라는 것을 꾸밉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권정오> 그 신문조서가 공무원들에게는 문답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문답서를 받게 되면 그 문답서를 받고 나서 그것에 기초해서 징계에 착수하기 때문에 저희들은 징계 절차의 일부라고 그렇게 일반적으로 생각합니다, 공무원 사회에서는.
◇ 정관용> 공무원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는지 조사 중이다. 공무원 품위유지의무 조항이라는 건 어떤 겁니까?
◆ 권정오> 국가공무원법 제63조에 명시가 돼 있는데 어떤 내용이냐 하면,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구하고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게 전부입니다. 그러니까 공무원의 품위가 어떤 것이 품위에 해당하는지. 저는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가 어떤 행위인지 이게 구체적인 적시가 없고요. 아주 추상적으로 이렇게 돼 있는 거죠.
◇ 정관용> 아무튼 대구의 경우는 지금 사실문답서 작성까지만 돼 있고 그 후에 징계에 들어갈지, 아닐지 그런 건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습니까?
◆ 권정오> 네. 저희들은 그 이후의 일정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교사도 공무원이지 않습니까?
◆ 권정오>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학교 수업시간 중에 정치적 중립의무를 지켜야 한다, 이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권정오> 저는 그건 옳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수업 중에 정치적으로 편향된 발언을 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봐야 되겠죠?
◆ 권정오> 그렇습니다. 당연히 그렇습니다.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든가 또는 표현의 자유를 교사로서 제한을 해야 된다는 것은 공무원이 자기의 직위를 남용할 우려가 있거나 또는 직위를 이용해서,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서 자기의 견해를 강요할 위험이 있을 때, 그런 부분은 제한된다고 생각되고요. 당연히 지금까지 그런 부분이 전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데. 다만 이 경우에 문제가 뭐냐 하면 제가 지금 노동조합 간부로서 휴직을 하고 노동조합 일에만 전념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은 수업을 안 하고 계시다?
◆ 권정오> 학생들을 만날 일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제가 한 시민으로서 제가 사회적 관계망에 올리는 글조차도 공무원 신분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이런 제약을 받아야 된다라면 저는 문제가 좀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수업시간 중에는 정치적 편향된 주장이나 발언을 해서는 곤란하다. 하지만 SNS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나 이런 곳에 자신의 의견을 펴는 것, 그걸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으로 봐야 되느냐, 말아야 되느냐. 이게 쟁점이군요.
◆ 권정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권정오> 저는 당연히 교사가 공무원이기에 앞서서 한 사람의 시민이기 때문에. 시민으로서의 어떤 표현의 자유라든가 사상의 자유는 당연히 보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학교 수업의 연장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기 견해를 일방적으로 주입을 한다든가 이런 것들은 당연히 자제되어야 되고. 교사들 스스로 그걸 다 자제하고 있습니다, 사실은요. 괜히 이렇게 기본적인 시민권마저 제약하는 것으로 비추어져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우리 권 지부장께서는 또 전교조 간부이기도 하셔서 여러 차례 정치적 의사를 담은 글을 페이스북 등등에 쭉 올려오셨다고 그랬잖아요.
◆ 권정오>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럴 때 무슨 국민신문고에 뭐가 왔다든지, 구두 주의를 받았다든지, 누가 조사를 했다든지, 이런 전례가 지금까지는 없었습니까?
◆ 권정오> 지금까지는 그런 전례가 전혀 없었습니다.
◇ 정관용> 이번이 처음이다?
◆ 권정오> 네. 이번에 처음이고. 또 제가 또 신문고에 글이 올라와서 전화가 왔다는 사실을 페이스북에 다시 올렸는데, 그 이후에 또 다시 고발을 했었습니다, 사실은. 그래서 지나치게... 보수단체에 근무하시는 시민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제 페이스북의 글에 대해서 지나치게 민감하게 주시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것 때문에 좀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권정오>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전교조 울산지부장 권정오 지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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