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골' 김승대 없어도 포항은 웃는다

전북과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서 2-1 역전승

포항 스틸러스가 잘 나가는 이유는 단순히 선수 한 명의 재능이 아니었다.

포항은 전북 현대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 주축 미드필더 김승대를 출전명단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6골을 넣었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포항에서 가장 많은 골 맛을 봤던 바로 그 김승대다.

1차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황선홍 감독은 "단판 승부의 성격이 강하다. 8강에 가기 위해서는 2차전보다 1차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한 승리 의지를 선보였다. 하지만 포항은 올 시즌 가장 날카로운 ‘창’을 전주에 데려오지도 않았다. 김승대를 대신해 유창현을 최전방에 세웠다.


김승대는 포항이 리그 9경기 만에 처음 패한 지난 3일 성남 원정에서 발목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기에서도 김승대는 양 팀이 1-1로 맞선 후반 25분 교체됐고, 포항은 김승대가 교체돼 나간 뒤 2골을 내주고 결국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에 맞선 전북은 사실상 최정예 선수들로 선발 명단을 채웠다. 한교원이 교체명단으로 가면서 이승렬이 선발 출전한 것이 유일한 변화였다. 고된 일정 속에서도 안방에서 승리해 AFC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최강희 감독의 승부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은 안방에서 끝내 웃지 못했다. 오히려 포항이 적지에서 활짝 웃었다. 포항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탄탄한 수비와 중원 압박으로 전북의 막강한 화력을 잠재운 포항은 날카로운 역습으로 2골을 뽑으며 8강 진출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반면 올 시즌 공식적으로 다관왕에 도전했던 전북은 K리그 클래식에서 우승 경쟁하는 포항에 막혀 ‘아시아 챔피언’에 도전할 자격조차 잃을 위기에 놓였다.

기대 이상으로 맹렬한 포항의 기세에 막혀 좀처럼 선제골 기회를 잡지 못하던 전북은 후반 9분 선제골을 뽑았다. 레오나르도가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이재성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없이 순수 국내선수로만 똘똘 뭉친 포항의 힘은 강했다. 후반 14분 역습 상황에서 유창현의 패스를 받은 손준호가 동점 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29분에는 고무열이 역전 골까지 뽑아 적지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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