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는 전날 광주 KIA전에서 멀티홈런을 터뜨리는 등 5월에만 4경기 4홈런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10개의 아치를 그리며 홈런왕 3연패를 향한 시동을 걸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물론 상대 사령탑들도 인정하는 최고 거포다. 경기 전 염 감독은 "(홈런을) 쳐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구분할 줄도 알게 됐다"고 칭찬했다. 팀이 필요하면 볼넷과 안타 등 출루를 힘쓰지만 욕심을 부려도 될 때는 마음껏 홈런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도 "정말 좋은 타자"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다만 본인의 실력뿐만 아니라 팀도 잘 만났다는 평가다. 목동을 홈으로 쓰는 넥센과 궁합이 좋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만약 LG에 계속 있었다면 잠실을 썼을 텐데 구장이 큰 만큼 홈런이 지금만큼 나오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7년 반 사령탑 등 두산에서 오랜 시절을 보내 잠실구장의 크기를 누구보다 잘 체득하고 있다. 목동은 좌우 98m, 중앙 118m로 잠실(100m, 125m)보다 규모가 다소 작다.
지난 2005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박병호는 2011시즌 넥센으로 이적해온 뒤 비로소 빛을 봤다. 2011년 66경기 13홈런을 쳐낸 뒤 이듬해 31홈런 105타점으로 홈런-타점왕에 올랐다. 지난해는 37홈런, 117타점으로 정규리그 MVP 2연패까지 이뤘다.
절정의 장타력을 뽐내고 있는 박병호는 NC의 경계 대상일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취재진에게 "박병호에게 '계속 그렇게 잘 하라'고 했다"고 전하면서도 "그래도 우리랑 할 때는 좀 살살 하라고도 말했다"고 귀띔하면서 웃었다.
일단 이날 박병호는 병살타와 삼진 포함, 3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