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손을 잡고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미안함과 안타까움에 고개를 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중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옥재식(42)씨는 "다른 때는 시간이 없을 거 같아 마침 휴일이라 오늘 분향소를 찾았다"며 "어른들 잘못이 큰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옥 씨의 아들 대원(14)군은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해서 더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생각했다"고 다짐을 나타냈다.
단원고 학생과 교사, 일반 탑승객 등 220명의 영정이 모셔진 분향소에는 오전 10시 현재 40만 5381명(임시 분향소 포함)의 조문객이 찾았다.
석가탄신일을 맞아 불교 단체들도 유가족들과 조문객을 위한 자원봉사 활동에 분주한 모습이다.
분향소 한켠에 자원봉사 부스를 마련한 안산불교연합회는 "석가탄신일이지만 잔치 분위기가 아닌 애도의 의미로 자원봉사하는 단원고 출신 학생들과 유가족들을 위해 떡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연합회 측은 "5~1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오늘 하루 분향소에서 봉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분향소 앞에는 유가족들의 침묵 시위가 나흘째 이어졌다.
마스크와 모자를 쓴 12명의 유가족들은 분향소 입구 앞에서 '제 아이가 웃을 수 있게 진실 규명을 바란다'는 피켓을 들고 비통한 표정으로 조문객들을 맞았다.
이와 함께 유가족들은 세월호 사고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특검 도입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도 진행중이다.
유가족대책위원회는 "지난 5일부터 시작한 세월호 특검을 위한 서명운동에는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의 80%가 참여했다"며 "현장에서 부모들이 두눈 뜨고 쳐다보는 상황에서도 진실을 왜곡하고 있는 정부에 대한 특검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