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어린이날도 이어진 조문 행렬…특검 서명운동(종합)

전국 131개 분향소에 115만명 조문…안산만 38만명

5일 오후 4시쯤 경기도 안산시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의 줄이 1km 넘게 이어지고 있다. (사진=고무성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20일째를 맞은 5일 정부 공식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안산 화랑유원지에는 연휴 사흘째 날을 맞아 이른 아침부터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어린이날에도 불구하고 정부 합동분향소에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의 조문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조문을 마치고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를 위로하는 자녀들의 모습도 보였다. 자신의 자녀들은 꼭 지켜주겠다는듯 어깨를 단단히 붙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버지도 있었다.

아이들은 어린이날에 부모들과 놀지도 못하고 분향소를 찾았지만 엄숙한 자세로 조문에 임했다.

울산에서 가족들과 함께 조문을 온 이주형(13) 군은 "아버지가 오자고 해서 막상 와보니 영정 사진들을 보니까 울컥하고 슬펐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가족 15명은 사흘째 분향소 앞에 서서 마스크를 쓴 채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을 요구하는 침묵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내 아이 보고싶어 피눈물이 납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의 삶을 정부는 외면했다!! 아이들을 돌려줘라!!'라고 적힌 피켓들이 조문객들의 마음을 더 안타깝게 했다.

오후 3시쯤 노란 손수건을 머리에 둘러 쓴 성인 남·여 50여명이 피켓 등을 들고 분향소 양 옆에 줄을 서서 동참했다.


주로 인근 주민인 이들은 '엄마의 노란손수건'이란 카페 회원들로 이번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였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은 5일 오전 9시부터 경기도 안산 정부 공식합동분향소 앞에서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및 청문회를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사진=고무성 기자)
분향소 출구 양쪽에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실종자들의 조속한 수습과 특검 및 청문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은 진도를 방문해 "사고에 책임 있는 사람, 죄를 지은 사람들은 철저히 밝혀서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조문을 마친 시민들 대부분은 별도의 특검과 청문회가 필요하다며 서명을 하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인천에서 초·중생 자녀 3명과 함께 조문을 온 이봉열(50) 씨는 "분명히 밝히고 넘어가야 될 일이라 무조건 서명했다"며 "나라에 문제가 너무 심각해 이번 기회에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후 들어 조문객들이 몰리면서 줄이 1km 넘게 이어지기도 했다.

합동분향소가 문을 연지 7일째인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20만 2,593명의 조문객이 방문했으며, 임시 합동분향소까지 합하면 38만 2,978명이 조문했다. 추모 문자메시지는 9만 6,532건이 수신됐다.

전국 조문객의 수는 4일까지 131개 분향소에서 115만 5,237명의 조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누적 조문객 수는 안산을 제외한 경기지역에서 24만 7,105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서울 16만 7,612명, 전남 6만 9,899명, 충남 5만 4,511명, 부산 3만 9,570명 등 순이다.

분향소는 경기도 37곳, 전남 18곳, 서울 17곳, 충남 16곳, 강원 13곳, 울산 및 전북 5곳 등 총 131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안산시내 장례식장 5곳에서 단원고등학교 학생 희생자 8명의 발인이 거행됐다.

정부 공식합동분향소에는 현재 학생 185명과 교사 4명, 일반 탑승객 24명 등 213명의 영정이 안치됐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