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지난 4일 두산전에서 유격수 오지환을 톱타자로 세웠다. 대신 그동안 1번으로 나선 박용택을 5번에 놓았다. 그리고 5일 경기에서도 똑같이 오지환을 1번, 박용택을 5번에 배치했다.
결과는 1승1패였다. 오지환은 LG가 이긴 4일 두 차례 출루했고, LG가 진 5일에는 한 차례 출루했다.
그렇다면 LG는 계속 오지환을 1번에 배치할까.
결국 출루율과 좌완 투수 공략이 '오지환 1번'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조계현 수석코치는 5일 두산전에 앞서 "전날처럼만 해주면 1번으로 계속 갈 수도 있다"면서 "또 좌우 투수를 가리지 않아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오지환은 5일까지 20경기에서 타율 2할5푼8리, 출루율 3할6푼4리를 기록 중이다.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은 2할3푼8리다. 조계현 수석코치의 말대로 1번으로 뛰려면 출루율과 좌투수에 대한 약점은 분명 극복해야 할 과제다.
반면 박용택은 28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4리(15위), 출루율 4할5푼3리(6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오지환에게 1번을 맡기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용택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방침이다. 조계현 수석코치는 "박용택이 1번 타자에 중견수로 뛰면서 뛰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체력을 세이브해주려 한다"면서 "오지환도 1번에 유격수는 부담이 있겠지만 아직 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는 중심 타선에 베테랑들을 배치하기 위함이다. 1번 오지환, 2번 손주인을 놓고 이후 이병규(9),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을 위치시켜 해결사 역할을 맡기겠다는 복안이다.
조계현 수석코치는 "사실 형들이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한다"면서 "그 앞에 젊은 선수들이 만들고, 형들이 해결하면 지금보다 조금 쉽게 야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는 이날 패배로 8승1무19패,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선두 넥센과는 9.5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한 마디로 오지환이 1번에 머무는 날이 길어질 수록 LG가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