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는 4일(한국 시각) 미국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원정에서 7-7로 맞선 연장 11회 나온 크로퍼드 2점 홈런으로 9-7로 이겼다. 미네소타 원정 3연승 뒤 전날 당했던 무기력한 패배를 설욕했다.
사실 크로퍼드는 이전 타석까지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타율 1할8푼5리, 최근 45타수 4안타에 허덕이고 있었다. 4번이나 올스타전에 나섰던 크로퍼드는 올해 후보에도 빠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시즌 첫 9경기 타율 3할6리로 출발했지만 이후 옆구리 부상으로 2경기를 결장했다. 이후 타율이 2할대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날도 벤치를 지키다 연장 10회 수비 때 교체 투입됐다.
크로퍼드는 "부상이 터닝 포인트였다"면서 "이후 줄곧 내리막이었고 불만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곧이어 "교훈을 얻었다. 누구도, 어떤 것도 탓하지 않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크로퍼드는 "슬럼프를 겪었지만 이번만큼은 아니었다"면서 "다른 선택은 없고, 깊이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몸이 회복되고 타격감도 괜찮았지만 타구에 운이 따르지 않았다. 선발에서 빠지는 데 대해서도 "부담은 없고, 오직 결과가 나오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날 승부처에서 지난해 팀 동료였던 카를로스 마몰을 상대로 2층 관중석을 맞히는 대형 2점 홈런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경기 후 크로퍼드는 "큰 여드름을 짤 때처럼 상태가 나빠지기 전에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며 결승 홈런으로 슬럼프를 깬 소감을 밝혔다.
돈 매팅리 감독 역시 "그는 여전히 팀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선수"라면서 "최근 고전했지만 여전히 팀 계획 안에 자리한다"고 강조했다. 크로퍼드의 각성이 향후 부활의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