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朴 대통령 진도 방문에 "이제 와서 뭘 어쩌라고?"

"그런다고 애가 살아돌아오나?" 대통령 방문 소식에도 무심하고 허탈한 체육관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19일째인 4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남동리 팽목항을 재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가족대책본부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을 마친 후 나서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 진도 팽목항 방문, 실종자 가족 면담".

세월호 침몰사고 19일째인 4일, 실종자 가족들이 머무는 진도 실내체육관 대형 TV화면에 속보가 떴다.

대통령이 사고 직후 두 번째로 진도에 왔다는 소식에도 자녀를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은 조금도 술렁이지 않았다.

체육관에 머물던 실종자 가족 40여 명은 그저 멍하니 앉아 초점없는 눈으로 뉴스를 바라볼 뿐이었다.

"대통령 왔대". 그제서야 소식을 접한 한 학부모는 자고 있는 남편을 툭툭 치며, 손가락으로 대형 TV를 가리켰다.


남편은 힘겹게 눈을 떴다 뉴스를 스윽 보더니 이내 이불로 얼굴을 덮었다.

한 아버지는 뉴스가 듣기 싫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체육관 밖으로 나갔다.

앞서 대통령이 진도항으로 온다는 얘기에 외투를 걸치고 서둘러 나섰던 학부모 10여 명도 하나둘씩 체육관으로 다시 돌아왔다.

동생과 조카를 기다리고 있는 한 가족은 "정부 비판하면 뭐하나. 이제는 너무 지친다.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인양을 서둘러 달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지만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제와서 대통령이 사과하면 뭐하나, 선장 죽인다고 우리 애가 살아돌아오나. 시신이 상당히 훼손돼서 알아보기도 힘들다는데".

속이 타는 아버지들은 체육관 밖에서 담배만 연신 태워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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