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연휴 잊은 분향소…유족들 이틀째 침묵시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위패와 영정이 29일 오전 경기도 안산 올림픽 기념관 임시분향소에서 화랑유원지 정부 합동분양소로 옮겨지고 있다.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희생자 조문객 수가 전국 각지에서 1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연휴 이틀째인 4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정부 합동분향소에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검은 옷을 갖춰 입은 조문객들은 가슴 한쪽에 근조 리본을 달고 숙연한 모습으로 분향소를 찾았다. 차오르는 슬픔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조문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직장 때문에 분향소를 찾지 못했던 부모들이 휴일을 맞아 자녀들과 함께 오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했던 조문객들은 이젠 시신이라도 유실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에서 가족들과 함께 온 민영기(43) 씨는 "아이들도 이번 사건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에 함께 조문을 왔다"며 "지금은 희망을 얘기하기 힘들 것 같아 유가족 상처가 더 크지 않도록 시신이라도 하루빨리 수습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유가족 10명은 이틀째 정부 합동분향소 앞에 서서 하얀 마스크를 쓴 채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는 침묵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제 아이가 웃을 수 있게 진실 규명 바랍니다', '제발 마지막 한명까지 찾아주세요' 등 애절한 피켓들이 조문객들의 마음을 더 안타깝게 했다.

세월호 유가족대책위원회는 매일 10~20여 명의 유족이 교대로 침묵시위를 당분간 계속할 예정이다.

자원봉사자들도 연휴를 잊은 채 어김없이 나와 일손을 거들었다.

자비로 근조 리본을 만들고 있던 자원봉사자 한길예(69·여) 씨는 "하루에 근조리본을 몇 개를 만드는지 셀 수도 없을 정도"라면서도 "우리들이 아무리 힘들어도 아직도 바다 속에 있는 애들이나 유가족보다 낫지 않겠냐"고 했다.

합동분향소에는 150~2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나와 있으며, 600~7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오전에는 고대 안산병원과 온누리병원 등 안산시내 장례식장 6곳에서 단원고등학교 희생자 10명의 발인식이 거행됐다.

분향소에는 현재 유가족이 반대한 2명의 위패를 제외하고 학생 175명과 교사 4명, 일반 탑승객 24명 등 203의 영정과 201명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가 문을 연 지 6일 째인 이날 오전 8시 현재 모두 14만 2,275명이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임시 합동분향소 방문객까지 합치면 누적 조문객수는 총 32만 2,000여 명이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 문자 메시지는 모두 9만 5,000여 건이 수신됐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