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박근혜 대통령에게 '촛불'이 다가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서울지역 30여개 지역촛불들의 네트워크인 서울시민촛불 원탁협의회가 지난달 30일 촛불집회가 서울 28곳, 전국 153곳에서 열렸다고 전한 가운데 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 옆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전국 신학생들의 모임인 '진실을 찾는 신학생들'이 시국선언 촛불기도회가 가지고 있다. 윤창원기자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 사과의 진정성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3일 박 대통령에게 ‘즉각적이고도 통렬한 사과’를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바로 전날 종교 지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대안을 가지고 국민들께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말씀을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각종 인사나 이슈 대응에 있어 적기를 놓친 바 있는 박 대통령은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도 사과 부분만큼은 분명 실기를 했다.

적어도 잘못을 십분 인정해 사과를 해야 할 때는 사과의 정도가 다소 지나쳐도 크게 문제될 건 없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진정성 있게 느끼느냐 하는 점이기 때문이다.

지금 박 대통령은 사과 문제를 놓고도 ‘모종의 대안’과 묶어서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

대통령이 혹 사과를 대안과 함께 사태의 종결 국면에 이르러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

대안이란 철저한 원인과 책임을 규명한 뒤에 마련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일주일째인 22일 오후 서울 세종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세월호 실종자 무사생환 기원 촛불 집회’ 에 참가한 한 시민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황진환기자
◈ 사과는 '마침표'가 아니라 잘못 인정의 '출발점'


진정성 있는 사과는 잘못의 제대로 된 인식에서부터 출발한다.

"대통령의 사과는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행정부 수장으로서 무한책임을 느낀다는 자성이어야 한다"고 안 대표는 잘라 말했다.

불행하게도 박 대통령은 이번 참사의 잘못을 ‘내 탓이오’라고 인식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대통령은 '책임을 묻겠다'가 아니라 '내 책임이다', '바꾸겠다'가 아니라 '나부터 바뀌겠다'고 약속했어야 한다"고 한 안 대표의 지적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지금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의 최종 책임자라는 점을 놓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세월호 가족들쪽에 서서 모든 책임이 대통령 자신을 제외한 ‘저들’에게 있다고 손가락질 하는 형국이다.

선장이 잘못했고 해경도 대응을 제때 못했고 해수부등 관련 부처 공무원들은 사고발생 유발자였다며 저들을 벌하겠다고만 하고 있다.

옛날 왕조시대에는 천재지변조차 ‘임금의 부덕의 소치’라고 했듯 백성들에게 일어나는 잘못된 일들을 왕 스스로 ‘내 탓이오’라고 했었다.

왕의 첫번째 덕목은 항상 나라의 진짜 주인이 백성들이란것을 알고 백성들의 살림 살이를 풍족하게 하고 안락하게 하는일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국민들이 대통령의 무한책임 정신을 보고 싶어하고 그것이 진정성 있는 사과로 표시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이명박 대통령 당시 ‘광우병 파동’으로 촉발된 국민들의 분노가 분출된 것은 촛불시위였다.

국민들의 분노는 지난달 말 광주에서 횃불집회로 나타났고 3일 청계광장 촛불집회에서 또한번 분출될게 분명하다.

이곳 저곳의 분노의 촛불이 더 커지기 전에 박 대통령은 두렵고 떨리는 심정으로 빨리 국민앞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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