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진도 찾은 문재인 "초기대응 미흡"…가족들 "제발 꺼내달라"(종합)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18일째인 3일 오후 전남 진도항을 찾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일 오후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했다.

문 의원은 보좌관 한 명만 대동한 채 조용히 실내체육관 주변을 다니며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문 의원을 만나 시신 유실 방지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한 실종자 가족 어머니는 "저희 애가 유실된다는 말이 있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어머니는 "(아이들이 배 안에서 찍은) 동영상이 방송에 나오는데 가슴이 울렁울렁해서 못 보겠다"며 "다 구할 수 있었는데 부모들은 자신이 죽어간 것 처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발견된 아이들은 머리가 다 뽑혔다. 내 아이를 다시는 못 찾을까봐 두렵다"고 토로했다.

또 "실종자 가족들은 이제 정부를 불신하는 마음이 가슴에 켜켜이 쌓였다"며 "국무총리도 장관도 다 필요 없고, 잠수부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문 의원은 "유일한 희망이 사라진 건데 특히 부모님들이 추스려 나갈 수 있을 지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수색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이 학부모는 "일반 잠수사 말고 깊이 갈 수 있는 잠수사가 제일 중요하다. 분명 있을 거라는 방에 없다고 한다. 그럼 다 뒤져야 하는데 로테이션하는 인원이 많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문 의원이 잠수사 인원이 부족한지, 처우가 열악한지 묻자, 학부모는 "100명의 잠수사가 와도 들어갈 사람이 없다고 한다. 목숨을 담보로 하는 건데 (다른 잠수사로) 계속 바꿔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진도 실내체육관 방문 (박지환 기자)
학부모들이 계속해서 "제발 우리 애를 데려갈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자, 문 의원은 큰 한숨을 쉬었다.

문 의원은 "초기 대응 미흡이 아쉬웠는데 지금이라도 가족들의 마지막 희망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자식 키우는 마음이 똑같다. 마지막까지 희망 놓지 말아달라"고 위로했다.

가족들을 만난 뒤 체육관 밖으로 빠져나온 문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시신을 건져만 내도 다행이다, 축하한다'고 하는 말씀을 들으니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특히 "초기에 여러가지 대응을 잘못했고 가족들뿐 아니라 국민들도 분노하고 걱정을 많이 한다. 이제라도 정부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오늘 제가 듣고 보고 느끼는 부분들을 전달해서 마지막까지 잘 되게끔 노력하겠다"고 말한 뒤 진도항(옛 팽목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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