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구 연한 없애고 정비 주기는 늘려 위험 가중돼
- 1,2,3,4 호선 차량 굉장히 노후, 빨리 교체해야
- 지하철 적자 심각, 안전문제 후순위로 밀려
- 열차 사고 때 선로 옆으로 대피하면 굉장히 위험
- 열차 앞이나 뒤쪽으로 대피해야
- 수서발 KTX, 철도시설공단에서 기관사 양성? 세계적으로 유례없어
- 철도기술연구원 불량 브레이크 통과, 철도 관련 고위 퇴직관료 관계
- 해피아 뿐 아니라 철도 마피아도 문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5월 2일 (금)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원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 정관용> 이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안타까워하고 또 불안해하고 있는 바로 그때. 오늘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고요. 또 지금까지는 중상자로 분류된 분도 아직은 없는 것 같습니다마는, 무려 한 200여 명 부상당하신 것 같고. 지금 현재 병원 안에서 아직 치료받고 있는 분들만 방금 집계된 거로 154명. 그러니까 자칫 대형사고, 초대형사고가 날 수도 있던 그런 상황이죠. 그렇지 않아도 철도 안전, 여기 좀 들여다봐야 한다 그랬었는데. 그래서 오늘 전문가 급히 모셨습니다. 사회공공연구원의 박흥수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이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박흥수>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게 그러니까 지하철 2호선 앞차가 무슨 이상이 있어서 서 있는데, 뒤차가 와서 들이받았다는 거죠?
◆ 박흥수> 네.
◇ 정관용> 이게 원래 가까워지려고 그러면 자동으로 서야 되는 것 아닙니까?
◆ 박흥수> 그렇죠. 그런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 지하철 운행시스템에는 ATS시스템이라고 열차를 자동으로 정지시키는 신호장치가 있거든요.
◇ 정관용> 자동정지장치.
◆ 박흥수> 네. 열차 자동정지장치가 있는데요. 지금 이 사고가 났다는 것은 그 철도 안전체계에 굉장히 큰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철도안전체계는 두 가지로 보호되어야 되는데, 하나는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이 신호시스템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열차에 어떤 위험이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호해야 되고요. 또 이 시스템만 갖고도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시스템이 오작동하거나 오류를 발생시킬 수도 있거든요. 그럴 때 인간의 힘으로, 기관사나 승무원의 힘으로 그런 시스템의 오류를 보정하는. 그래서 열차운전시스템이란 기관사가 어떤 문제가 생길 때 자동정지하는 시스템이 있고요. 그래서 크로스체킹, 상호 서로를 감시하고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되는데. 열차 추돌사고가 났다는 것은 이 두 시스템이 지금 무너져 있다.
◇ 정관용> 둘 다 작동이 제대로 안 됐다.
◆ 박흥수> 네.
◇ 정관용> 둘 중에 하나라도 제대로 작동했으면 되는 것 아니에요?
◆ 박흥수> 네. 그래서 이런 추돌사고는 사실 있어서는 안 되는 굉장히 위험한 그런 사건이 벌어진 거고요. 아주 근본적인...
◇ 정관용> 지금까지 지하철 사고 지금까지 여러 건 있었지만, 이렇게 추돌사고가 난 적은 없잖아요?
◆ 박흥수> 네. 이런 건 초유의 일이고요. 여러 곳에서 화재 사고라든지 기타 다른 이유로 고장 난 열차를 다시 구조하는 과정에서의 병발사고, 이런 것들은 있었지만. 상시운행, 승객들이 탑승하고 있는 상시운행구간에서 이렇게 추돌사고가 났다는 것은 안전에 굉장히 심각한 문제 가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단순히 전동차 하나의 무슨 자동정지장치 이상, 브레이크 이상, 이런 게 아닐 것이다?
◆ 박흥수> 그런 것들이 사실 종합적으로 발생한... 사고는 어떤 한 가지 원인으로만 발생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원인들이 중첩적으로 모아지면서 결국 사고로 이어지거든요. 그래서 차근차근 이번 사고에 대해서 정밀하게 따져봐야 될 필요성이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정말 정밀조사를 해야 될 대상입니다. 그런데 그나마 가슴을 쓸어내리는 게, 이게 아주 그냥 속도를 제대로 줄이지 못하고 세게 부딪혔다면. 정말 이것도 초대형 참사가 나는 것 아닙니까?
◆ 박흥수> 네, 그렇습니다. 이게 지금 경상자가 난 게 천만다행인데요. 만약에 열차가 정상적인 속도거나 아니면 정상 이하 속도로... 이건 저속으로 부딪힌 겁니다, 사실. 제대로 된 속도로 부딪쳤으면 이건 대형 참사고요.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을 수도 있는 겁니다.
◇ 정관용> 이게 지금 지하철 1, 2, 3, 4호선은 서울메트로가 운영하고.
◆ 박흥수> 네.
◇ 정관용> 5, 6, 7, 8호선은 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고.
◆ 박흥수> 네.
◇ 정관용> 그런데 어떤 보도를 보니까 서울메트로 쪽 1, 2, 3, 4호선은 전부 수동이고. 5, 6, 7, 8은 자동이고. 그 차이는 어떤 거예요?
◆ 박흥수> 그건 지하철, 서울메트로는, 초기 지하철 1, 2 지하철이라고 부르고요. 그래서 그 당시의 기술 수준으로는 수동운전과 그 수동운전을 방어하는 신호시스템인 ATS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열차를 자동으로 정지시키는 시스템이 장착된 거고요. 나중에 도입된 것은 기술 발전에 따라서 자동운전까지 가능한 시스템이라서. 운전방식의 수동이냐, 자동이냐의 문제보다 열차를 얼마나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ATS 시스템이 완벽하게 열차를 정지시키지 못했다는 게 굉장히 큰 문제일 수 있는 거죠, 이번 사건에서는.
◇ 정관용> 그리고 너무 가까워지면 그 이전에 미리 신호를 준다든지.
◆ 박흥수> 원래 그렇게 가까이 있으면 기본적으로 전동열차 안에 정지 신호를 모니터에 현시하게 돼 있습니다. 그러면 모니터에 현시되면 열차가 자동으로 정지하게 되거나 아니면 기관사가 비상 정차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게 지금 사고 난 시스템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갖춰져 있는데도 사고가 났다는 것은 시스템에서의 심각한 결함이 존재하는 거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그 1, 2, 3, 4, 1기 지하철 쪽에 달리는 전동차들은 오래된 것들입니까?
◆ 박흥수> 굉장히 많이 낡았고요. 노후화됐고 빨리 교체해야 되는데. 결국은 이런 문제들은 예산상의 문제로 집결되고. 지하철 적자가 심각한 문제 속에서 안전문제는 항상 후순위로 미뤄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특히 지하철 1, 2 지하철은 지어진지도 오래 됐고 또 운행되는 차량도 굉장히 오래됐기 때문에. 이런 낙후된 전동열차를 빨리 대체하지 않으면 이런, 지금 사고가 난 것도 사실 앞 차량에 문제가 있었던 거거든요.
◇ 정관용> 그래서 선 것이죠.
◆ 박흥수> 그런데 앞차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너무 낡은 차량이 계속 운행되다 보니까 잦은 이런 문제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던 조건이 또 있었던 거죠.
◇ 정관용> 네. 그런데 이런 열차는 몇 년까지 쓴다, 이런 게 없어요? 이번에 세월호 보니까 선박은 20년이었던 걸 이명박 정부 때 25년, 30년으로 이렇게 막 늘려놨던데.
◆ 박흥수> 지금 이명박 정권 때 선박의 노후 연령만 늘린 게 아니라, 열차나 전동차, 지하철 이런 부분에 대해서 내구연한도 대폭 늘렸습니다. 특히 일반 열차들은 내구연한 차체를 아예 없앴고요.
◇ 정관용> 없어요?
◆ 박흥수> 네. 그래서 과거에는 일반 고속철도라든지 지하철은 30년을 쓰면 바로 폐차를, 그때까지 무조건 폐차를 해야 됐고요. 또 일반 디젤기관차 이런 것들은 25년의 내구연한 제한에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다 없어졌고.
◇ 정관용> 아, 그래요? 아예 없어졌다는 건 무기한, 무제한 쓰라는 겁니까?
◆ 박흥수> 그러니까 내구연한 자체가 없어지다 보니까 얼마든지 활용을 해도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거죠. 그리고...
◇ 정관용> 그러니까 알아서 판단해라?
◆ 박흥수> 네. 그리고 관리·감독기관들은 이런 내구연한을 없앴다 하더라도 충분한 안전관리라든지 정기점검을 통해서 안전성이 확보되게 하겠다라고 했지만. 세월호도 침몰하기 전에 받은 검사에서는 모두 다 양호하다고 나오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박흥수> 그래서 이런 것들을 과연 관리·감독기관이 안전하다, 양호하다 이렇게 판정한다고 해서 안정성이 확보되는지의 문제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인 거죠.
◇ 정관용> 그나저나 이보다 대구지하철 참사도 기억합니다마는, 특히 지하철 사고라는 건 정말 위험하지 않아요?
◆ 박흥수> 네.
◇ 정관용> 다행히 이번에 화재도 안 나고 그래서 다행이지만.
◆ 박흥수> 그런데 이번 사고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있는데요. 자칫하면 큰 인명사고가 발생할 뻔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화재사고가 아닌 경우, 추돌사고가 날 경우에는 이 승객들을 문을 열고 옆 선로로 대피시키면 큰일 납니다.
◇ 정관용> 그래요? 맞은편에 열차가 올까봐?
◆ 박흥수> 네. 만약에 이 순간에 맞은편에 열차가 왔으면 열차가 승객들이 보인다고 바로 정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대형 인명사고가 나는데.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 승객들을 모두 맨 앞에. 앞에서 사고 나면 뒤쪽으로, 또는 뒤쪽에서 사고가 나면 맨 앞으로 유도해서 앞의 선로로 승객들을 대피를 유도해야 됩니다. 그런데 이런 각 사고 상황별, 또 조건별에 따른 응급대처 매뉴얼이라든지 이런 시스템들이 존재하는지. 또 그런 것들이 존재하더라도 이 승무원들이 몸에 배일 정도로 안전훈련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는 지금 아무도, 제대로 정립되어 있는지 모르죠. 이번에 또 승객들이 문을 열고 대피했던 것도 세월호의 교훈인데요. 안내방송 듣고 가만히 있으라고 그러면 안 된다라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이 지하철 안에 안내문이 다 있거든요. 그래서 문을 열고 나갔는데. 그런 것들이 자칫하면 제2의 병발사고로 큰 인명사고가 날 뻔 했던 거죠. 그런데 다행히...
◇ 정관용> 어쨌든 이런 사고가 화재가 아닌 경우는 뒤에서 나면 앞 칸 쪽으로 가라.
◆ 박흥수> 네, 앞 칸 쪽으로 가서 승무원 유도에 의해서 앞 선로로 가야 된다.
◇ 정관용> 앞에서 내려서 열차 앞쪽으로 걸어가라. 그래야 맞은편에 오는 거랑 부딪히지 않으니까. 아. 이것도 꼭 우리가 기억해 둬야 되겠군요.
◆ 박흥수> 네.
◇ 정관용> 참. 아무튼 큰 사고 날 뻔 한 거, 가슴을 좀 쓸어내리긴 했습니다마는. 이번 사고 원인 철저히 좀 지켜봐야 되겠고. 그렇지 않아도 우리 철도가 참 위험하다, 위험하다. 그런 얘기가 많이 있었지 않습니까?
◆ 박흥수> 네.
◇ 정관용> 먼저 기관사 양성을 비전문 신생기구가 맡게 됩니까, 앞으로? 이게 무슨 얘기입니까?
◆ 박흥수> 이건 지금 수서발 KTX와 관련된 문제인데요. 국토부가 지난 3월 28일 날 발표하기를 새로 이 수서발 KTX가 개통되면, KTX를 몰 수 있는 기관사들이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력양성을 해야 되는데. 현재 코레일에서 양성하는 기관의 능력으로는 안 되니까 제2양성기관을 만들겠다. 그런데 이 제2양성기관을 어디다 만드느냐고 하면, 철도시설공단이라는 곳에 만든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철도시설공단이 어떤 기관이냐 하면 철도를 건설하고 선로나 역사, 이런 것들을 계획하고 만드는 기관이거든요.
◇ 정관용> 운전하고는 관계가 없고요?
◆ 박흥수> 아무 관계가 없고요. 그리고 이런 기관들이 기관사를 양성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아무데도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국민혈세 50억을 들여서 짓겠다고 정부에 요청한, 예산을 요청한 상태고요.
◇ 정관용> 교육기관을 만드는데 50억을 들인다?
◆ 박흥수> 네.
◇ 정관용> 그러면 아예 기존에 있던 교육기관에다 예산 좀 더 주고 키우는 게 낫지 않나요?
◆ 박흥수> 그렇죠. 그러니까 기존에 이 인력을 양성했던 노하우와 전문기술이 있는 기관들을 더 확대하고 이렇게 해야 되는데.
◇ 정관용> 왜 그렇게 안 하고 시설공단에 주겠다는 겁니까?
◆ 박흥수> 국토부 입장에서는 어찌됐든 수서발 KTX는 기존의 코레일과 완벽히 분리시키는 체제를 만들겠다, 이런 건데.
◇ 정관용> 양성도 분리하고?
◆ 박흥수> 네.
◇ 정관용> 모든 걸 분리하겠다?
◆ 박흥수> 네. 그래서 차후, 왜냐하면 수서발 KTX는 원래 민간 매각을 전제로 민영화를 하려고 했던 것이었는데, 지난 정부까지만 해도요. 그런데 민영화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워낙 크니까.
◇ 정관용> 자회사 형식이 된 거죠.
◆ 박흥수> 거의 자회사와 공적자금, 해서 이건 민영화는 아니다라고 강변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완벽하게 분리하는 것은 나중에 때가 무르익으면 얼마든지 분리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할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참. 이건 아무튼 현재 안이죠? 확정된 건 아니죠?
◆ 박흥수> 아니, 지금 이건 국토부에 확정을 해서 정부에 예산을 신청한 상태고요. 그리고 국회에서는 이런 예산들을 인정해 주면 안 되는 거죠. 왜냐하면...
◇ 정관용> 예산심의를 지켜봐야 되겠군요.
◆ 박흥수> 네.
◇ 정관용> 또 하나. 1인승무제도로 바꾼다는데, 이건 무슨 말입니까?
◆ 박흥수> 1인 승무제도는 지하철 같은 경우와 일반 철도의 개념이 약간 다른데요. 지하철 같은 경우는 맨 앞에 기관사가 있고요. 또 맨 뒤에 차장이 승무합니다. 이 차장은 객실은 돌아다니지 않고 안내 방송이나 출입문 취급을 하고 기관사를 보조해 주죠. 그런데 이렇게 두 명이 승무하는 것을 지하철에서 2인승무체제라고 하는데. 이 2인승무체제를 수많은 지하철 기관들이 인력을 줄이겠다고 뒤의 차장을 생략하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습니다.
◇ 정관용> 혼자서 안내방송 다 하고 문 열고 운전한다, 이거죠?
◆ 박흥수> 네. 그런데 이게 어떤 문제냐 하면, 평소에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그런데 어떤 비상시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대구지하철 화재처럼 사실은 맨 뒤에 차장이 승무했다면 굉장히 많이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이런 평가를 하거든요. 전문가들도. 왜냐하면...
◇ 정관용> 그때도 혼자 했나요?
◆ 박흥수> 네. 대구지하철 같은 경우는 인건비 절감하고 수익성을 올린다고 1인승무체제를 처음부터 도입했는데요. 화재 사고가 나니까 그 뒤의 상황 파악해야죠. 관제실하고 또 정보를 주고받아야 되죠. 안내 대피방송 이런 거를 기관사 혼자 책임을 져야 되는데. 그런 위급상황시에는 더 당황하게 되고, 어디 조력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없어지거든요. 이런 문제는 아주 심각한 거고요. 그런데 또 일반 열차 같은 경우는 현재 코레일에서는 중앙선 화물열차 같은 경우에는 이 1인승무제를 도입하는데. 일반열차는 어떤 경우냐 하면 비행기처럼 기장, 부기장이 있듯이 기관사, 부기관사가 같이 운행을 합니다. 맨 앞에 운전실에서요. 그런데 이 인력을...
◇ 정관용> KTX도 둘이 하죠?
◆ 박흥수> KTX는 1인승무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혼자해요, 그건 또?
◆ 박흥수> 네.
◇ 정관용> 물론 KTX는 다른 승무원들이 많이 있죠.
◆ 박흥수> 네. 다른 객실 승무원들이 순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관사, 부기관사를 줄인 만큼 인력이 효율화되고 경영 성적을 좋게 할 수 있으니까 이걸 줄이겠다 이런 건데. 그런데 중앙선 경우는 단선 구간과 복선 구간, 그러니까 선로가 복선일수록 더 안전이 확보되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박흥수> 이렇게 나누어져 있고 신호시스템도 지금 코레일에서 일반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계량형 시스템이 아니라, 그것보다 한 단계 낮은 신호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앙선은 특별히. 이런 조건에서 무리하게 1인 승무를 추진하는 것들이 과연 효율성에는 기여를 할 수 있지만 안전에 과연 도움이 될 것이냐, 이런 문제가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리고 안전검사 같은 것 말이에요. 그 검사요원들도 계속 줄였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 박흥수> 지금 지하철, 서울지하철 같은 경우는. 서울메트로 같은 경우도 1600명 정도가 지난 몇 년간 계속 줄여왔고요. 코레일도 한 5000명 정도의 인력이 계속 줄어들었는데. 특히 지금 아까 차량 내구연한 말씀드렸지만 차량 내구연한이 무한정 늘어지게 되면, 그럼 정비라도 더 자주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 정관용> 정비요원은 늘어나야 되겠죠.
◆ 박흥수> 그런데 정비인원은 줄어든 것뿐만 아니라 또 중요한 문제가 있는데. 정비주기를 늘려버렸습니다. KTX 같은 경우는 3500km마다 운행하면 정비를 하기로 돼 있는데 5000km로 늘렸어요. 다른 열차들도 마찬가지고요. 이렇게 내구연한까지 없앤 마당에는 정비주기를 더 타이트하게 해서 진짜 문제가 없는지 봐야 되는데. 정비주기를 늘려서 인력을 줄이고 내구연한도 없애고. 위험들이 계속 가중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그 정비하는 주체는 제대로 합니까? 지금 선박 같은 경우 이번에 세월호보니까 무슨 안전검사원이니 뭐니 다 그냥 허위서류로 그냥 사인만 하고 이러던데. 철도는 그래도 지금 정비주기는 늘어났지만 정비는 제대로 합니까?
◆ 박흥수> 네, 그런데 지금 정비는 제대로 하고 있는데. 문제는 향후 이 지하철공사든, 코레일이든 계획이 뭐냐 하면 이런 정비파트를 외주화하겠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은 이제 정규직 직원들이 인력은 감축돼 있지만 최선을 다해서 검사하고 그것은 굳이 타기관의 감독이 아니더라도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하게 되는데. 이런 부분들을 외주하거나 용역을 주게 되면 결국은 이건 굉장히 밑바탕부터 안전이 흔들리게 되는 시스템으로 가는 거죠. 그러니까 선로건설파트도...
◇ 정관용> 외주화를 하는 것도 지금보다 비용을 절감하려고 하는 것일 것 아니에요?
◆ 박흥수> 무조건 비용절감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러면 지금 그렇지 않아도 정비요원들을 줄이면서 정비주기를 자꾸 늘리고 있는데. 거기다가 더 낮은 비용으로 하겠다는 외주화라면 기존 요원보다 더 적은 사람들이 더 뜸하게 그렇게 하는 기관에다가 준다는 것 아닌가요?
◆ 박흥수> 영국 철도 민영화 과정에서 그 사례를 인터뷰한 앤드류 머리라는 전문가는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만약에 선로작업자가 있는데, 선로감독이 있는데. 어떤 사람은 열차 안전에 문제가 된다고 열차를 몇 번 정지시키고 통과를 안 시키는가 하면, 1년에 몇 번씩 하는 감독이 있고. 또 어떤 감독은 좀 문제가 있더라도 통과시키는 감독이 있다면, 열차를. 나중에 성과급 받고 봉급 오르는 사람은 누구이겠느냐 이거죠. 그러니까 열차안전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봉급 올리는데 이런 강심장들이 천직을 얻었다고 얘기를 하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외주화 하는 문제는 또 다른 문제가 있는데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문제를 만드는 겁니다. 선로 보수 같은 경우도 외주화를 하게 되면요. 과거에는 선로 유지 보수하다가 발생하면 코레일이든 지하철공사든, 지하철공사나 코레일 자체의 책임이었습니다.
◇ 정관용> 사장이 다 최종 책임을 져야죠.
◆ 박흥수> 네. 그런데 외주화를 하게 되면 그건 코레일이나 서울메트로의 책임이 아니라 외주 용역업체 사장이 책임이거든요. 이렇게 되면 안전히 기본 틀이 완전히 무너지게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리고 얼마 전에 철도기술연구원이 불량 브레이크를 합격시켜줬다, 이런 보도 있었거든요. 철도기술연구원이라는 데는 우선 어떤 데입니까?
◆ 박흥수> 정부출연연구기관이고요. 철도와 관련한 다양한 기술적 파트가 있습니다. 통신, 제어, 차량, 기술적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또 철도발전을 위해서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기관인데요. 또 그러다 보니까 이런 기관들이 여러 가지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브레이크에 대한 시험검사를 하도록 이렇게 역할을 부여받고 있는 측면도 있는데. 이런 문제는 한국의 고질적인 병폐가 드러난 건데요. 한국에는 적지 않은 철도 관련 업체들은 있는데. 이런 철도 관련 업체 중에 양심적인 업체들도 있지만 상당수가 철도 관련 고위관료들 퇴직자들이 다 관계가 되어 있고요.
◇ 정관용> 여기도 또 그래요?
◆ 박흥수> 네.
◇ 정관용> 해운만 그런 줄 알았더니?
◆ 박흥수> 그러니까 얼마 전에 원자력발전소에 부품들, 이런 것들 다 허위로 하고 이런 것들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네.
◆ 박흥수> 그래서 이거 뭐냐 하면 관리·감독기관이 국토부의 어떤 방임, 또 전문연구기관의 비양심, 관련 업계의 사욕이 한 덩어리로 뭉쳐진 건데요 관료, 학자, 업계가 삼위일체가 되어서 대한민국을 지금 좀먹고 있는 현실인 겁니다.
◇ 정관용> 참... 불량 브레이크를 생산한 업체가 있을 것이고. 그 업체가 어떤 네트워크인지 뭔지 모르지만. 혹시 그런 게 밝혀진 건 있습니까? 기술연구원 측에 뇌물을 줬다든지 그런.
◆ 박흥수> 네, 그래서 지금 이 업계에 로비한 기술연구원이 검찰에 구속된 사건이 이번에 드러났고요. 저는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보고요.
◇ 정관용> 어쨌든 모양이 똑같네요, 보니까. 생산업체가 돈을 노리고 로비를 해서 철도기술연구원은 그냥 합격시켜주고 철도기술연구원을 관리·감독해야할 국토부는 나중에 자기들이 거기 가서 연구원장이나 이거 해야 되는 거고, 이 구조군요?
◆ 박흥수> 네. 그래서...
◇ 정관용> 해운, 원자력, 철도 똑같군요.
◆ 박흥수> 철도마피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철피아라고 또 불러야 됩니까, 이건?
◆ 박흥수> 네.
◇ 정관용> 원래 철피아라는 말이 있었습니까? 옛날부터?
◆ 박흥수> 철도마피아는 광의의 뜻도 있고 작은 범위도 있는데 문제는 관료체제에서 파생된 낙하산 또 거기에 연결된 어떤 사적 기업의 커넥션들이 끈끈하게 묶여 있어서 이것들을 도려낸다는 게 과연 쉬울까 이런 문제는 굉장히 걱정되는 문제입니다.
◇ 정관용> 지금 이번에 세월호 이후에 무슨 해운조합이 어떻고 한국선급이 어떻고 이런 얘기를 하면서 그래도 거기는 해운업체들이 다 민간업체들이니까 그렇겠거니 하지만 이 철도는 원래 철도청으로 시작을 해서 공사로 가고 이런 거라서 좀 괜찮겠거니 했더니 아니군요.
◆ 박흥수> 네, 철도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도 굉장히 많고요. 특히 브레이크 같은 경우는 정말 생명과 직결되는 장치거든요.
◇ 정관용> 당연하죠.
◆ 박흥수> 그런데 이런 것을 납품을 하면서 불량 자재를 납품하고 이런 것들이 합격을 받는 이 체제가, 과연 이 시스템이 제대로 된 시스템인지 또 이걸 관리·감독 해야 하는 국토부는 그냥 손을 놓고 있거든요.
◇ 정관용> 그 한 어떤 철도기술연구원의 불량 브레이크 합격 그 기사 하나에 사실 또 모든 게 들어 있군요.
◆ 박흥수>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워낙 저희가 이제 해운이나 이런 데서 많이 공부를 해서 이제 금방 알아듣겠어요. ‘아, 여기가 어떤 구조로구나’ 하는 게. 이야, 큰일 났습니다. 국가안전처 신설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마는 그런 대비책, 재난대비 컨트롤타워도 필요할 겁니다만 이 뿌리 깊은 관료와 업계와 또 유관기관과 이런 등등의 이 구조, 이걸 혁파하는 노력이 있지 않고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 박흥수>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이번 지하철 2호선 사고, 하여튼 그나마 참 다행입니다. 가슴을 쓸어내리고요. 이번 사고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면서 지금 박흥수 연구위원이 지적한 것과 같은 구조적 문제로도 좀 나아가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박흥수>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사회공공연구원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이신 박흥수 연구위원의 도움 말씀을 들었습니다. 오늘 여기에서 마무리 짓겠습니다. 참 위험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데요. 다들 몸 조심 하셔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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