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 웃긴대학에 '가수엔터스'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이 '저 암이래요'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가수엔터스'는 이 글에서 "아버지도 지난해에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오늘 암을 선고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먹만한 암이 자리잡고 있는데 치료할 능력도 안되고… 마지막으로 글을 남긴다"라며 "봉사하고 기부하며 여러사람들과 사랑을 나눈 행복한 삶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가수엔터스'는 이날 오후 '죽음 앞에 너무 무례했습니다'라는 글을 새로 남겼다.
'죄송합니다. 처음엔 솔직히 너무 화가 났었습니다'라고 서두를 뗀 '가수엔터스'는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국제전화사기를 당해 가세가 기울었었는데 이제 좀 살만해 아이들에게 기부하고 봉사하려니 암이라니요"라며 절절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저 이제 22살이에요. 아무것도 못해봤어요. 사실 살고 싶어요. 진짜 살고싶어요"라며 "기부하면서 아이들에게 주긴 쉬워도 내가 도움받기는 아무래도 너무 어려울걸 알기에 수술비 감당은 못할 것 같네요"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의 사정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너도나도 커뮤니티에 기부글을 올리며 응원하기 시작했다.
한 네티즌은 "(당신은) 무례하지 않았다. 용감해보였다"면서 "우리는 가족이니 끝까지 도와줄 것이다"라며 응원했고 다른 네티즌들도 너도나도 "보잘것 없는 돈이지만 입금하겠다"면서 "절대 암에 지지 말고 이겨내라"고 응원하기 시작했다.
'가수엔터스'는 "여러분들의 도움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며 "꼭 인증하면서 나아지는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다음날인 1일 인증글을 올리며 "여러분들의 사랑에 수술비가 들어온 것을 보고 어머니가 펑펑 우시며 연신 고맙다고… 진짜 고맙다고 전해드리라고 했다"면서 "여러분이 믿어주시는 만큼 체력도 아껴서 수술하겠다"고 다소 씩씩해진 모습을 보였다.
계속되는 인증글에 네티즌들이 기부가 끊임없이 이어지자 '가수엔터스'는 "더이상은 기부 안해주셔도 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수술비 금액이 훌쩍 넘어갈 정도로 많은 금액이 모였다"면서 "더이상 금액은 원치 않고 수술비를 제외하고 남은 돈은 돌려드리거나 기부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랑하는 여러분의 마음은 엎드려 절을 드려도 표현할 수가 없다"면서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암'이라는 절망의 순간에 네티즌들에게서 희망을 보고 용기를 되찾은 '가수엔터스'.
그는 마지막 인증글에서 "길고 힘든 수술에 (암덩어리를)제거 하고 나서 엄청 힘든 고통의 순간을 맞이하더라도 이 악물고 버텨내겠다"면서 "암을 꼭 이겨내서 암 환자분들을 찾아가 봉사하고 '별거 아니더라' 할 수 있게 치료받고 오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데 이유없고 사람이 약자를 돕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근본입니다. 꽃 피는 봄이 오고 나비들이 꽃잎에 앉을때에 사랑하는 이들과 한번만 함께 할 수 있다면…'이라는 글을 남기고 2014년 5월 2일 오전 5시 49분, 수술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