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갑자기 빠진 '다이빙벨' 이종인 "분란 걱정돼 철수"

"1차 수색 실패" 단정 짓고도 "공 세우면 기존 수색세력 분란·사기저하 우려"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16일째인 1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구난활동에 다이빙벨 투입을 주장했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 대표가 다이빙벨의 현장 투입 실패를 인정하며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해역에서 갑작스레 철수한 알파잠수기술공사 이종인 대표가 입을 열었다.

이 대표는 1일 오후 4시쯤 다이빙벨 투입에 사용된 바지선 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실종자 수색에 실패했다"고 못 박은 뒤 "여태까지 일한 사람들이 조금만 더 일하면 끝을 볼텐데 반짝 나타나 각광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새벽 수중 잠수 장비인 다이빙벨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펼쳤으나 오전 현장에서 자진 철수했다.

우선 이 대표는 이번 다이빙벨 투입을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이 대표는 다이빙벨을 이용해 선내에 진입한 잠수사들이 기존 20분에 그쳤던 수색시간보다 두세 배 넘게 수색작업을 펼친 사실을 재확인하면서도 "실종자를 모시지 못해 실패"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다이빙벨을) 사용해본 결과 이 작업에 쓰였으면 좋겠다 해서 각고 끝에 거기 가서 사용하게 됐다"면서도 "사용한 결과 수색을 못했다. 그래서 다이빙벨을 사용한 것은 실패"라고 답했다.


또 '이번 작업은 다이빙벨의 성능 테스트였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실험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1차 투입은) 성공이 아니다. 이 작업 자체가 실종자를 수색해 모시고 나오는 게 목적인데 그 결과가 없었기 때문에 실패"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실패 원인에 대해 잠수사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20시간 연속 작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면서도 "20시간 동안 그 수심에 한 사람이 들어가서 어떤 초인도 견딜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20시간은 조를 이뤄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연속해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왜냐하면 다이빙벨은 타고 들어가는 보조장비기 때문에 잠수시간에 관계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초에 잠수사를 적게 데려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자원봉사 잠수사들이 많이 수배될 줄 알았다"며 "자원봉사 온 사람들이 시도할 때는 적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작업 환경이 본인의 구조 장비와 맞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맞지 않는 점은 없었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2차 작업에 나서지 않고 곧바로 철수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을 세웠을 때 기존 수색하던 사람들과 분란이 일어나거나 사기를 저하시킬 것으로 우려했다"고 답했다.

우선 이 대표는 수색작업에 대해 "다이빙벨의 장점이 새벽에 한 1차 시도에서 보여서 2차 시도부터는 뭔가 나오겠다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금 수색 세력들이 계속하고 있는데 기존 해오던 결과보다 월등한 결과가 나왔을 때 저나 이 장비(다이빙벨)의 장점이 각광받을 것"이라며 "(기존 사람들이)여태까지 일하고 조금만 더 일하면 되는데 (내가)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신의 수색방법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구할 수 있다고 자신있었다"며 "다이빙벨을 빌려 쓰려면 쓰라고 했다"고 답했다.

또 "효율성은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다이빙벨은 초입에 투입돼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며 "어떤 이유로 늦어져서 지금까지 왔는데, 지금 하고 있는 사람이 인원을 더 넣고 개선해서 마무리 짓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갈등을 예상할 수 없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시도도 안 해봤고 사람들이 기대도 했기 때문에 그때에는 그런 생각이 들 정도가 안 됐다"고 답했다.

이어 "꼭 하려고 했다. 제게는 이 기회가 사업하는 사람으로서도 입증받을 좋은 기회였다"며 "정부도 경제적으로 보장했고 얼마든지 사람을 돈 주고 일을 시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다만 "이제 이런 결정을 하면서 그 혜택들과 다 맞바꾸는 것"이라며 "제가 질타를 받고 여러 가지 사업하는데도 앞으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실종자 가족에게는 "실패한 사람이 어디에서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던 이 대표는 긴 침묵 끝에 "구한다고 와서 못 구하고 가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 생각이 말이 안 될지 모르지만, 기대를 저버린 것 죄송하다"며 "어떤 이유가 됐든 가족들은 사람같이 보지 않을 테고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과 '언딘' 등 기존 수색작업 주체에게는 "작업 방법에 대해 비평하고 잘못한 것을 밝혀내면서 그동안 곤란하게 하고 분란 일으킨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섭섭한 것 없다. 마무리작업을 잘해달라"고 말했다.

그동안 수색작업을 맡아온 민간업체인 '언딘'과의 마찰 의혹에 대해서는 "마찰은 있을 수 있는데, 작은 배 대면서 배 빼라 이 정도였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언딘'을 과거에 듣거나 그런 건 없다. 알고 지내거나 경계 대상이 되거나 그런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앞으로 거취에 대해서는 "(진도항에서) 철수하겠다"면서도 "상황에 맞게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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