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를 표명했다 잠시 유보된 정홍원 총리가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았다가 말 실수로 또한번 홍역을 치렀다.
피붙이들의 생사도 확인하지 못한 채 16일을 버틴 실종자 가족들의 심정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발언으로 실내체육관은 또한번 울음바다가 됐다.
이날 오전 10시쯤 실내체육관을 방문한 정 총리는 실종가족들에게 전날 열렸던 구조당국 전문가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시신 훼손 정도가 심해지니 이를 확인하고 총리 입장에서 수색을 더 독려해달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정 총리의 이어진 답변에 실내체육관은 일시에 고성과 항의가 오가는 아수라장이 됐다
"제가 일정 때문에 오늘 오후에 올라가야해서…"
정 총리의 이 같은 궁색한 답변이 나오자 심신이 지쳐 겨우 몸을 가누던 실종자 가족들은 거칠게 항의했고 체육관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다른 가족은 "우리 애들 꺼내만 달라고, 니네가 그래도 사람이야? 무슨 나라가 애들을 버리냐? 대통령 오라고 해"라고 오열하다 주저앉았다.
앞서 지난 20일 새벽에도 정 총리는 "청와대로 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던 실종자 가족들을 설득하려 했지만 성난 민심에 오히려 차로 피신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지난달 27일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정 총리는 이틀 뒤인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고 실종자 가족 지원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진도로 향했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 지원은 커녕 민심을 전혀 읽지 못하는 발언으로 실종자 가족들의 '역린'을 건드리며 또다시 입방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