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2014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32강)에서 연장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이번 주말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에서 다시 만나야 하는 두 팀은 사전대결이라고 할 수 있는 FA컵 32강에 잔뜩 힘을 뺀 베스트11으로 마주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10위, 12위로 하위권에 그치고 있는 만큼 두 팀 모두 이 경기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한 무대였다.
서울은 지난 23일 베이징 궈안(중국)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6차전에서 윤주태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 경기서 후반 12분 결승골을 넣고 2-1 승리를 이끌었던 윤주태는 27일 수원 삼성과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에서도 선발로 나섰다. 후반 9분 에스쿠데로와 교체될 때까지 골은 넣지 못했지만 상대 공격을 1차 저지하는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서울의 1-0 짜릿한 승리에 힘을 보탰다.
수원과 경기에서 눈두덩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윤주태가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는 사이 서울은 또 다른 원석이 반짝 빛나는 또 다른 경험을 했다. 그 주인공은 '구리 루니' 심제혁이다.
서울 유소년 팀(오산고) 출신으로 올 시즌 프로무대에 뛰어든 심제혁은 자신의 프로 데뷔전에서 경기 시작 1분 만에 골맛을 봤다. 이상협이 프리킥한 공을 상대 골 문 앞에서 머리로 받아 넣어 최용수 감독을 깜짝 놀라게 했다.
팀의 막내라 등 번호는 40번이지만 100m를 10초대에 주파하는 빠른 발에 저돌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선보인 심제혁은 후반 32분 강승조와 교체될 때까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최용수 감독도 교체 후 벤치로 돌아오는 심제혁의 어깨를 두드리며 프로 첫 경기를 마친 팀의 막내를 격려했다.
양 팀이 1-1로 맞선 후반 1분 서울의 두 번째 골을 넣은 프로 4년 차 고광민 역시 서울에게는 새로운 발견이다. '구리 메시'라는 별명처럼 연습 때는 펄펄 날던 고광민이지만 실전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고광민은 후반 1분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그간의 설움을 날렸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심제혁은 나도 깜짝 놀랐다. 원래 겁이 없는 친구인데 데뷔 경기에서 골까지 넣으며 팀에 좋은 희망을 제시했다"면서 "소극적으로 경기하던 (고)광민이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늘 경기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활짝 웃었다.
"감독이 되고 나서 지난 3년간 변화에 소극적이었다"고 멋쩍어 한 최용수 감독은 "이제는 마음을 놓고 과감하게 선수를 쓰고 있다. 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태에서 내부 경쟁을 통해 선수도 발전하고 팀도 발전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치열한 내부 경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