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단독] 흑산도 앞에서 사라진 '항적'…갑자기 무슨 일?

(세월호 항적도로, 중간에 사라진 부분이 보인다)
흑산도 인근 바다를 지나던 세월호의 항적(航跡)이 갑자기 사라진 것으로 드러나 이 때부터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 시각은 세월호가 갑자기 왼쪽으로 기울어지기 두 시간 반 전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0일 해양수산부가 공개한 세월호의 항적도 자료를 보면, 침몰 사고 당일인 지난달 16일 새벽 6시 11분 57~16분 57초까지 5분간 세월호의 항적도에서 AIS(선박자동식별시스템) 신호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는 5분 동안 전남 신안군 흑산도 북북동쪽 약 35.6㎞ 지점(북위 34° 58' 35", 동경 125° 37' 6")에서 흑산도 북북동쪽 약 32.6㎞ 지점(북위 34° 56' 56", 동경 125° 36' 40")까지 3.126㎞를 이동했다.

이는 세월호가 낼 수 있는 최고 속도(39㎞)에 가까운 시속 36㎞ 이상의 속도로 운항한 것이다.

'이 때 이미 세월호 침몰의 원인이 될 만한 어떤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냐'하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따라서 이 시간대의 항적도에 대한 정밀복원과 공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당시 시간대에 정전보고는 없었다”며 “선박에서 보내는 AIS 시그널(신호)이 불안정했던가, 배에서 나오는 전파다 보니까 기지국에서 신호를 못 받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선박에서 발신하는 AIS 신호는 섬과 연안에 설치된 총 42개의 기지국에서 수신된 뒤 중계소 역할을 하는 14개 운영국을 거쳐 '대전 정부통합전산센터'로 모아진다.

(신고된 항로를 벗어나 태안반도 앞에서 단축항로도 운항한 흔적이 보인다)
세월호는 앞서 새벽 3시 40분 40초~43분 28초(2분 48초간), 4시 5분 32초~8분 19초(2분 47초간)에도 항적도에서 AIS신호가 사라지는 기현상이 반복됐다.

8시 30분쯤 물살이 세기로 유명한 맹골수도(孟骨水道)를 시속 35㎞로 통과한 세월호는 8시 48분 정전과 함께 선박이 왼쪽으로 기운 뒤 동력을 잃고 조류에 떠밀려 북쪽으로 표류하다 침몰했다.

세월호는 또 평상시에도 신고된 항로를 크게 벗어난 채 운항한 정황이 포착됐다.

해수부가 공개한 4월 1일~16일 운항 자료를 보면 세월호는 제주에서 인천으로 가는 도중 태안반도 인근에서 육지쪽으로 정상항로를 크게 벗어난 채 운항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유는 모르지만 그렇게(직선으로) 운항한 것이 맞다”고 밝혀 이에 대한 보다 정확한 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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