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국가안전처…이번에도 청와대는 빠지나?

강력한 권한가진 컨트롤타워 필요…자치단체 능력배양도 필수

청와대 풍경.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조직개편에서도 한 발 빼는 무책임한 청와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재난 상황을 총괄하는 가칭 '국가안전처' 신설이 논의되고 있다.

제 기능을 발휘 못한 안전행정부의 안전기능은 떨어져나갈 것이 확실하고, 국무총리실의 안전관리기능도 통합대상이다.

이참에 국토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안전관리 기능까지 통합하자는 의견도 있다.

국가안전처 신설은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정부들어 식품의약품안정청이 '처'단위로 격상돼 총리실 산하로 편입된 선례도 있다.

다만 부처간의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과 지시를 위해서는 차관급인 처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국무총리실 차원의 조직개편 논의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번 참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초기대응 부실이었지만, 이면에는 이같은 비상상황에 예산과 인력을 집중하도록 '지시'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 기관이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즉, 모든 권력이 집중된 청와대를 의미한다.

청와대는 이번 사태에서 완전히 한 발 물러선 관망자의 자세를 초지일관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9일 세월호 참사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하는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제공)
박 대통령은 사고 초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사고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선장을 '살인자'로 규정해, 사실상 검찰에 수사를 지시하는가 하면, 초기대응에 실패한 공직자들을 엄중 문책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또한 박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빗발치자, 국무회의 석상에서 국민들이 아닌 장관들을 상대로 사과를 했다.

여기서도 박 대통령은 "과거로부터 쌓여온 잘못된 적폐들을 바로 잡지 못하고…"라며, 과거 정권에 화살을 돌렸다.

대통령이 이런 모습이니 휘하의 국가안보실장이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드롤타워가 아니라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모든 권한이 청와대와 대통령에 집중된 우리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국가안전처는 국무총리실이 아니라, 당연히 청와대의 산하 기구가 돼야 한다.

그래야만 예산의 긴급한 집행, 부처간의 유기적인 협조가 이뤄질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청와대는 발을 빼고 있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이제라도 재난을 책임지는 주체가 돼야 하고, 직접 조직개편을 주도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침몰하는 세월호. (해경 제공)
◈ 지방자치단체의 안전관리 시스템 정비가 먼저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곳은 전라남도 진도 해역이다.


하지만 이번 참사에서 전라남도가 한 역할은 사실상 미미하다. 지자체 일선 공무원들은 밤을 새가며 현장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말 그대로 '지원'에 그칠 뿐 주도적인 구조와 수색활동에서는 사고 초기부터 아예 배제됐다.

그도 그럴 것이 자치단체에는 이같은 대형 재난에 대처할 인력도 부서도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광역자치단체인 전라남도에서 재난대비를 위해 있는 상시 조직은 행정국장 산하의 안전총괄과가 유일하다. 서기관급 보직이다.

재난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형재난이 발생하면 사고 현장의 자치단체가 현장대응에 나서는 것이 가장 신속하다.

특히 이번 참사처럼 촌각을 다투는 인명구조 현장이라면 더 그렇다.

미국의 연방재난안전관리청(FEMA)은 재난 현장지휘는 사태를 잘 파악하고 있는 지역책임자에게 맡긴다.

만일 예산과 인력 등이 필요할 경우 연방내의 모든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역량까지 총동원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자치단체의 구난활동을 예산과 행정력을 통해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재난 대응 기능 강화가 중앙정부 조직개편보다 시급히 이뤄져야 할 문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에 집중된 예산과 인력 관리 기능을 대폭 지방정부에 이양해야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