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응징한 NBA 결정에 '박수 갈채'

2009년 NBA 아시아챌린지 당시 한국을 방문해 국내 농구 팬과 만났던 '스카이 훅'의 달인 카림 압둘자바 (사진/KBL 제공)
미국프로농구(NBA)를 강타한 인종차별 발언 논란이 터지고 파격적인 징계안이 발표되기까지 정확히 3일 걸렸다.

데이비드 스턴이 오랫동안 이끌었던 NBA 총재 자리를 이어받은 애덤 실버 신임 총재가 취임한지 불과 두 달만에 초대형 악재를 맞이했다. 미국 매체 'TMZ'가 도널드 스털링 LA 클리퍼스 구단주가 여자친구인 듯한 여성과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는데 그 안에는 심각한 수준의 인종차별적인 발언들이 담겨 있었다.


인종차별은 여전히 미국 내에서 존재하고 또 금시기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실버 총재가 취임 초기에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며 NBA 사무국의 대응에 주목했다. 실버 총재도 빠른 대응을 약속했다.

스캔들이 터지고 3일 만에 대응책이 마련됐다. 파격적이었다. 스털링 구단주는 NBA로부터 영구제명 조치됐다. NBA가 내릴 수 있는 최대치인 250만달러(약 25억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게다가 실버 총재는 NBA 구단주 회의의 동의를 얻어 스털링으로 하여금 클리퍼스 구단을 강제 매각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체 구단주의 3/4 이상이 동의할 경우 특정 구단의 강제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규정을 꺼내들었다.

NBA에서 스털링을 영원히 쫓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여기서 가장 논란이 되고있는 부분은 강제 매각 추진이다. NBA 역사상 이보다 강한 징계는 없었다.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스털링이 법적 소송을 걸 수도 있다. 실버 총재는 스털링의 반격도 염두에 두고 이같은 강경한 대응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놀라운 대목은 인종차별 스캔들이 터지고 리그 사무국이 대응책을 마련하기까지 불과 3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버 총재는 우왕좌왕하지 않았다. 정확하고 빠르게 사태의 본질을 파악해 다수의 공감을 이끌어낸 결론에 도달했다.

리더가 갖춰야 할 자질과 관련해 좋은 예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실버 총재가 기자회견을 실시한 30일(한국시간), 같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시청에서 카림 압둘자바, A.C 그린, 스티브 내쉬 등 전현직 NBA 선수들이 모였다. 스털링 구단주의 인종차별 발언을 성토하는 자리였다.

이들은 기자회견 도중 NBA 사무국의 징계 내용을 접했다. 모두가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고 한다.

카림 압둘자바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실버 총재의 결정에 전율을 느꼈다. 그는 빠르게 대응했고 이번 의혹의 밑바닥부터 파고들어 진실을 밝혀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소식을 접한 모두가 박수를 쳤다. 클리퍼스 팬들도 미소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 노조를 이끌고 있는 로저 메이슨 주니어도 "만약 징계안에 구단 매각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플레이오프 경기 보이콧도 생각하고 있었다"며 "징계안을 보고 좋았지만 아직 만족하지는 않겠다. 앞으로도 즉각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메이슨 주니어는 구단주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강제 매각 추진이 의결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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