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장사가 팔뚝을 자른다는 것은 믿지 못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행동을 뜻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공개적으로 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굉장한 변화"라고 말했다.
그동안 환경장관 회담에서 매우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성격을 보였던 중국의 입장이 급선회했다. 29일 한중일 환경장관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리 부부장은 상당부분을 최근 변화된 중국의 환경정책을 홍보하는데 할애했다.
실제로 중국은 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에서 "공해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2017년까지 대기분야에 300조원의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지난 24일 전인대에서는 25년만에 환경보호법 수정안이 채택됐다.
이번에 처음으로 수정됐다는 중국의 환경보호법은 환경보호를 중국의 국체로 강조하고, 위법행위를 한 기업은 몰수까지 가능하도록 제재를 강화했다. 게다가 공익소송과 정보공개, 시민참여까지 보장해 여전히 공산국가인 중국이 전향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 '대기질 개선'이 최우선 순위…내년에 행동계획 나온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29일 폐막한 한중일 환경장관회의도 예상 외로 순탄하게 진행됐다. 중국이 일본 환경장관과의 양자회담을 거부하면서 냉기류가 흐르기도 했지만, 3국이 미세먼지 문제에 처음으로 공동대응하기로 합의한 것은 의미가 깊다.
일단 한중일 3국은 미세먼지 등 대기질 개선 분야를 9개 우선협력분야에서 최우선 순위로 올려놓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따라 내년에는 대기질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이 확정돼 향후 5년 동안 시행된다.
한중 양자회담에서는 중국의 대기오염물질 관측자료 공유, 대기오염 예보모델 공동연구, 과학기술인력 교류 등 3가지 분야에서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일단 미세먼지 발생과 전파의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자료 공유를 통해 예보의 정확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일본과도 초미세먼지 실시간 자료를 공유하고 예보정확도 향상을 위한 협력 등 5가지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 여전히 미진한 합의수준…이제부터가 시작
하지만, 국민들이 이미 미세먼지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자료공유와 공동연구 등 낮은 수준의 합의에 이른 것은 여전히 미진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윤성규 장관은 "중국은 아직도 미세먼지의 월경성(국경을 넘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공개적으로 지목하게 되면 대화가 끊길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는 이어 "대기질 개선에 3국이 합의했고,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인내심을 갖고 3국 대화를 진지하게 해나가면 열매가 열릴 것이고 빠른 시일 내에 국민들에게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미세먼지의 상당부분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것도 있어 국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안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