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중국 대적하는 게 목적 아니다"(종합)

미·필리핀 정상회담서 "평화적 분쟁해결 원칙" 확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8일 중국을 대적하거나 억누르는 게 목표가 아니라며 남중국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 원칙에 대한 지지를 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 순방 마지막 국가인 필리핀에 도착,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과 양국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한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영유권 분쟁을 국제법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특히 양국이 군사기지를 공유하는 내용의 방위협정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 "우리의 목표는 중국을 대적하거나 억누르는 게 아니라 국제사회의 규정들이 준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는 국제분쟁에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분쟁 당사국들의 분쟁에 대해 특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면서 국제법과 국제규범상 강압과 위협은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필리핀의 새로운 방위협력협정이 향후 필리핀의 국방 역량을 강화하고 남중국해 주변의 안정을 되찾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볼테르 가즈민 필리핀 국방장관과 필립 골드버그 주필리핀 미국대사는 이날 오전 마닐라에서 미군에 필리핀 군사기지 접근과 이용을 허용하는 내용의 방위협력확대협정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군은 1992년 필리핀에서 전면 철수한 지 22년 만에 필리핀에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관측통들이 전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와 관련, 미군에 클라크 공군기지와 수비크만 해군기지 등 옛 기지를 재차 제공할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들 소식통은 "필리핀 정부가 클라크 공군기지 등 루손섬 북부지역의 군사기지를 미군 측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들 기지 안에 미군을 위한 공간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최장 2주인 미군의 순환배치 기간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관측통들은 오바마 미 행정부가 이번 협정으로 필리핀에 교두보를 구축,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본격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면서 미국이 지상군 병력과 함정, 전투기의 필리핀 배치를 대폭 확대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한층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번 협정 체결로 최근 남중국해에서 전방위로 강화되는 중국의 영유권 공세를 상당 부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9일 필리핀 방문을 끝으로 아시아 순방을 모두 마치고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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