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는 27일 지린성 창춘(長春)시에 있는 지린성 기록보관소에 자국 주재 외신기자 20여 명을 초청, 1930~40년대 중국 동북지역을 점령했던 일본 관동군 헌병대가 작성한 문서 87건과 일제가 세운 괴뢰정권인 만주국 중앙은행 문서 2건 등 총 89건의 기록물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내부 문서, 보고서, 규정, 조사표 등의 기록물은 대부분 지난 1월부터 중국 언론을 통해 내용이 전해진 것이지만 중국 당국이 수십 건에 달하는 일본 측 기록들을 원본과 함께 외국 언론에 직접 공개하고 촬영을 허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들 기록물은 일제가 1945년 8월 패망 직후 만주국 수도였던 창춘에 있던 관동군 헌병대 사령부 지하에 묻고 달아난 것을 중국 당국이 1953년 발굴한 것들이다.
지린성 기록보관소는 당시 발굴한 10만여 건의 기록물에 대해 2012년부터 731부대, 군 위안부, 난징대학살 등 주제별로 총 14개 연구팀을 구성, 기록물 정리·연구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린성 기록보관소 무잔이(穆占一) 부소장은 "일본 우익세력이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상황에서 최근 몇 년간 정리·연구한 성과를 공개해 진상을 밝히려는 것"이라며 "이번에 공개한 것은 빙산의 일각이며 앞으로 일본 측 기록물에 대한 연구를 가속해 성과를 지속적으로 외부에 알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