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경림 시인 등 22인은 노 전 대통령을 향한 그리움을 글로 풀어냈다. 산문집 '그가 그립다'(생각의길)가 그것이다.
책에는 '스물두 가지 빛깔로 그려낸 희망의 미학'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저자 22인의 명단에 전 노무현 대통령 전속 이발사 정주영씨, 전 청와대 요리사 신충신씨도 이름을 올렸다. '바보 대통령'과 얽힌 사연과 기억은 저마다 달라도 그에 대한 그리움의 절절함에서는 한결같은 듯하다.
"그새 5년을 보냈습니다. 딱 5년만큼만 괴로워하고, 그리워했다면 차라리 좋겠습니다. 그러나 어찌했든 우리는 그의 벗이요, 이웃이며, 때로는 원수 같은 동지였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5년은 시간을 넘어서고, 그리움을 뛰어넘은 사랑의 고백입니다. 스물두 명의 메시지는 그 젊은이의 영혼 앞에서 민낯으로 부르는 소박한 합창입니다."(저자 '머리말'에서)
책에는 테마앨범 CD가 딸려 있어 눈길을 끈다. 조관우가 부르는 동명의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퇴임 후 자전거로 논둑을 달리며 즐거워했던 노무현을 추억할 수 있게 발랄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곡 '하늘을 나는 자전거'와 현실 비판과 저항이라는 힙합의 특성을 살린 'Was - 그가 여기 있었다'가 함께 수록돼 있다.
책 끄트머리 '나의 구상'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부록은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이지원(문서관리시스템) 상의 메뉴에 자신의 생각을 메모 형식으로 남긴 내용을 옮긴 것으로 상당 부분이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이다.
"벌써 5년입니다. 강산이 반은 바뀌었을 시간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은 사람'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리움은 희망이 되기도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도전했던 가치, 고난과 좌절은 우리가 가야 할 희망과 미래의 다른 이름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기억하되, 그를 넘어서서 우리는 앞으로 가야 합니다."(문재인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