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주의 행보 계속 비틀거려" < FT>

한국 정부의 일부 조치가 권위주의에 대한 우려를 일으키면서 한국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FT는 '민주주의를 향한 한국의 발걸음이 계속 비틀거린다'(Seoul keeps stumbling on the path to democracy)라는 제목의 서울발 분석기사에서 지난 20일 세월호 침몰 실종자 가족들의 청와대행과 장애인의 날 기념집회를 상당수의 경찰력이 동원돼 저지한 것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두 사건은 불과 27년 전까지 군사독재를 겪은 한국 민주제도의 견고성(strength)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군사독재가 이뤄졌다고 언급한 뒤 "박근혜 정부의 일부 조치들이 권위주의에 대한 비판에 기름을 붓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이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낙마하기 전 청와대 인사가 불법 조사를 벌인 의혹 등도 거론하며 "박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증거는 없으나 박 대통령의 일부 조치는 권위주의적 경향에 대한 의심을 떨쳐버리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972년 자신의 아버지의 영구집권을 뒷받침할 유신 헌법 초안을 작성한 인물 중 한 명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고 지적하고, 지난해 말 통합진보당에 대해 정당해산 심판청구를 한 것도 짚었다.

FT는 세월호 참사가 국가적인 자기 분석을 촉발했다며 "한국 국민이 누릴 자격이 있는 민주주의를 향한 미완성의 여정을 점검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FT는 한국의 시민제도가 1987년 이후 엄청난 진전을 이뤘고 공공 담론은 비할 데 없이 자유롭지만 일각에서는 퇴보하고 있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인 2011년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한국을 '언론자유국'에서 '부분적 자유국'으로 강등했던 사실을 거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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