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슈퍼매치, 차분했지만 뜨거웠다

'슈퍼매치'로 불리는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경기를 앞두고 걱정의 목소리가 많았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한 애도 분위기와 당일 비 예보, 라이벌의 한 축인 서울의 리그 부진 등 변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우려와는 달리 27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2만9,318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지난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가 열렸던 작년 11월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수 2만5,761명보다 많았다.

2011년(2경기 평균 4만8,072명)과 2012년(4경기 평균 4만4,960명), 2013년(3만5,949명)의 '슈퍼매치' 평균 관중 기록보다는 낮았지만 흥행 악재가 많을 것이라는 우려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는 시국을 반영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경기 개시를 앞두고 세월호 침몰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이 마련됐다. 양팀 감독과 선수들은 노란색 리본이 착용된 양복과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예정된 이벤트가 모두 취소됐고 평소 팬들의 흥을 돋구기 위해 사용되는 엠프 응원도 없었다.

선수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팬들을 맞이했다. 최선을 다했다. 라이벌전답게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손에 땀을 쥐게하는 장면들이 끊임없이 나왔다.

경기는 후반 32분에 터진 에스쿠데로의 결승골을 앞세운 서울의 1-0 승리로 끝났다. 서울 선수들은 경기장을 찾은 서울 서포터스를 향해서는 물론이고 홈팀 팬들을 향해서도 인사를 건넨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클래식이라는 단어에 걸맞는 경기였다. 시국을 반영해 성숙한 경기 운영을 펼쳤고 경기력은 수준급이었다. 팬들은 잠시나마 슬픔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희비는 엇갈렸지만 승패 이상의 의미를 남긴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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