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을 보유한 해결사가 없었다. 득점은 뒤에서 세 번째였다. 손아섭과 강민호가 11홈런으로 팀 내 최다였다. 결국 5위에 그치면서 가을야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런 롯데에 해결사가 등장했다. 바로 루이스 히메네스다.
사실 기대는 높지 않았다. 호르헤 칸투(두산), 루크 스캇(SK) 등 메이저리그 출신들이 줄줄이 한국으로 향한 가운데 히메네스의 메이저리그 경력은 7경기가 전부였다.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뛴 적이 있지만 성적은 시원치 않았다. 게다가 부상으로 남들보다 시즌 시작까지 늦었다.
하지만 등장하자마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타율 4할2푼3리(규정타석 미달)에 홈런 5개(공동 6위), 타점 16점(공동 9위)를 기록하고 있다. 홈런, 타점은 순위에 올라있는 타자들보다 8경기 정도 덜 치른 상황에서의 순위다.
무엇보다 해결사로서의 능력이 빼어나다.
히메네스의 득점권 타율은 4할7푼1리. 특히 14경기에 출전해 끝내기만 2번을 치는 등 롯데가 필요했던 해결사 역할을 100% 수행하고 있다.
수비 시프트, 주자의 유무 등 상황에 따라 타격도 달라진다. 끝내기 안타를 친 26일 SK전에서도 수비 시프트를 뚫기 위해 의도적으로 밀어쳤다. 또 주자가 없을 경우 히메네스의 땅볼/플라이볼 비율은 1.50이지만 주자가 있을 경우에는 2.67로 플라이볼 비율이 늘어난다.
히메네스를 바라보는 김시진 감독으로서는 그저 흐뭇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