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오후 1시 45분쯤 기념관에 도착해 전사자 명비에 헌화하고, 동향인 하와이 출신 6.25 전쟁 전사자들을 추모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발언 자체를 자제하는 등 줄곧 엄숙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2시 10쯤 경복궁에 도착했다. 앞서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이 방한해 전통시장의 떡볶이를 먹은 것처럼, 오바마 대통령도 한국민들에게 '한국을 이해하는 미국'의 이미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다.
미측에서 문화 탐방의 일환으로 여러 문화재를 검토했고 경호 문제와 동선 등을 고려해 경복궁 방문을 결정했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체험 행사는 자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복궁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문화재위원인 박상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의 설명을 들으며 서울의 역사와 한국 문화에 대한 지식을 보여줬다.
그는 근정전 용상 근처에 어보를 두는 탁자가 있다는 설명을 듣고 "어보는 한국전의 혼란 속에서 미국에 불법적으로 온 건데, 어떤 나이 많은 미국 할머니의 양심적인 행동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하는 등 문화재 반환 배경을 이해하고 있었다고 박 교수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선시대 임금이 정사를 돌보던 사정전까지 30분 가까이 경복궁을 둘러봤다. 그는 조선시대 임금이 새벽 5시부터 신하를 접견해야 할 정도로 근면하게 일해야 했었다는 얘기를 듣고 "미국 대통령 자리도 바로 그렇다"고 농담을 나누기도 했다.
정상회담을 위해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오바마 대통령은 10분 정도 짧은 환영을 받았다.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앞서는 묵념을 제안하고 미국의 추모 전통이라며 성조기를 전달했다. 또 다수의 학생이 희생된 안산 단원고등학교에 위로의 의미가 있는 백악관 목력 묘목을 전달했다.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북한과 동북아 정세를 주요 이슈로 의견을 교환한 오바마 대통령은 청와대 소정원에서 약 10분간 산책했다. 지난해 워싱턴에서 두 정상이 정상회담 직후 백악관 로즈가든 복도를 걸었던 모습을 다시 연출한 것이다.
박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이후 1시간 30분 가량 만찬을 통해 논의를 이어갔다. 만찬도 음악 연주 없이 업무 위주로만 진행됐다. 메뉴는 기본적으로 색동구절판과 삼계죽 등 전통 한식이었지만 해산물샐러드와 미국산 안심 스테이크도 같이 나갔다.
오바마 대통령은 방문 이틀째인 26일 경제인초청 조찬간담회, 한미연합사 및 용산미군 기지 방문행사를 한 뒤 낮 12시 5분 다음 방문지인 말레이시아로 떠난다.